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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의 돛단배

어제 오전 처음으로 눈이 쌓일 정도로 내렸다 어제 오전 처음으로 눈이 쌓일 정도로 내렸다. 첫 수업 가기 전 샤워를 하고 나왔는데, 자기 책상에서 씨리얼을 먹고 있던 Kristen이 문득, 눈이 오는 것 같다고 말했다. 블라인드를 걷어 보니 싸래기 같은 눈이 내리고 있었고 세상이 꽤 하얗게 변해 있었다. 여기는 12월이 되어서야 눈다운 눈이 내리는구나. BD에서 아침을 먹고 화학 수업을 들으러 가는 도중, 눈 내린 캠퍼스를 사진기로 열심히 찍는 애를 봤다. 하지만 나는 오늘 저녁까지 화학 시험으로 몹시 바빴으므로 애석하지만 사진은 없다. 화학 시험은 정말이지 매번 "SO INTENSE!"라고 저절로 외쳐질 정도로 순탄하지 않다. 운동팀이 별로 강하지 않고 학생들 중 pre-med가 많은 우리 학교에는 "농구 경기 보러 체육관 가는 아이들보다 화학 .. 더보기
어느새 일요일이다 끔찍해 휴일은 정말 순식간에 지나갔다 어느새 일요일이다. 끔찍해! 휴일은 정말 순식간에 지나갔다. Thanksgiving 동안 주로 Koenig는 상희 방에 가서 살았다. 아무도 없는 Lee 3는 조금 삭막하다구. 뭐, Sara가 남아있기는 했지만 걔도 별로 자기 방에 있지는 않았다. 어제(혹은 그저께) 나름 Black Friday랍시고 새벽부터 제임스 차를 타고 쇼핑을 하러 갔던 우리는 기숙사로 돌아와서 오후 3시까지 모자란 잠을 자고, 늦은 점심(그리고 이른 저녁)을 먹으러 Loop에 있는 타이 음식점에 갔다. 학교에서 걸어서도 갈 수 있는 작은 규모의 다운타운(과연?)인 Loop에는 타이 음식점이 두 군데가 있다. 원래는 타이 카페를 먼저 알아서 거기만 가다가 예전에 정이가 워슈에 놀러왔을 때 타이 피자집에 갔는데 음식이 생각보다 괜찮.. 더보기
어제 선정 언니 집에서 놀다가 밤늦게 기숙사로 어제 선정 언니 집에서 놀다가 밤늦게 기숙사로 돌아왔다. 자기 전에 환율이나 봐야겠다는 생각으로 네이버에 들어갔다가 잠이 확 달아나게 하는 헤드라인을 봤다. "FA 홍성흔, 롯데와 계약" 뭐 대충 이런. 잠깐, 진짜로? 처음에는 잘못 본 건 줄 알았다. 놀라서 클릭했는데 진짜더라고? 전에 농담삼아 홍성흔이 롯데 왔으면 좋겠다고 몇 번 말한 적이 있는데 정말 이렇게 되리라고는? 그 예의 하나로, 얼마 전 이진영이 LG와 계약했다는 기사가 떴을 때 나는 모 삼성팬과 MSN으로 다음과 같은 대화를 했다: (다은/Chloe) jamais vu said: 아 우리도 누구 잡지 심심한데 [우진] LG ㅎㄷㄷ said: 홍성흔 삼성 와라 이제 홍성흔만 남았군 하긴 델구 와봤자 벤치겠네 ( 더보기
사실 이번 시카고 중부 모임에서 슬픈 일이 사실 이번 시카고 중부 모임에서 슬픈 일이 여럿 있었다. 창완이 블로그에 가 보면 상세하게 나와있지만 일단 창완이는 모임을 시작하기도 전에 핸드폰을 기차에 떨구고 내렸다. 이야기를 들으면서 나는 다른 아이들과 함께 분명히 창완이를 동정했었다. 그런데 그 다음 날 나는 민주 언니 집에서 점심을 해 먹고 거기다가 내 학생증이랑 기숙사 방키를 놔두고 나왔다. 시내에 나와서야 그걸 알았다. 수화가 오늘 우편으로 부쳤다지만 앞으로 휴일이기 때문에 다음 주 월요일에나 받을 수 있지 않을까. 학생증과 방키가 없다! 학생증과 방키가 없다는 건 여기서 굉장히 큰 손실이다. 기숙사 방키는, 룸메한테 말 해둬서 문 꽉 닫지 말아달라고 하면 된다. 더군다나 룸메 Kristen이 아까 집에 간다고 나한테 방키를 주고 갔기 때문.. 더보기
시카고에 다녀왔다 세인트루이스가 대도시라는 그른 정보 속에서 시카고에 다녀왔다. 세인트루이스가 "대도시"라는 그른 정보 속에서 '이게 정말로 대도시라면 미국은 참으로 안구에 습기 차는 나라구나'라고 생각하던 나에게 진귀한 경험이 되었다. 사실 세인트루이스도 그리 나쁘지 않은 곳이다. 다만 지금보다는 예전에 더 번화했던 도시여서 그 빛이 바랠 뿐. 다시 말해 시카고는 멋진 곳이었다. 사실 도시를 구경다니기 보다는 모인 애들이랑 먹고 얘기하고 먹고 먹고 얘기하고 먹고 먹었던 시간이 더 길었지만 어쨌거나 멋진 도시였음에는 틀림이 없다. 앞으로도 중부 모임을 시카고 등지에서 열어도 괜찮지 않을까 한다. 물론 세인트루이스에 와도 대환영이다. 아, 다만 구경거리는 시카고보다 당연히 열세다. 시카고 모임을 위해 만반의 준비를 해 준 신이, 수화, 용호에게 무한한 감사를! 시카.. 더보기
괜히 나를 긴장하게 만들었던 수강신청은 그럭저럭 괜찮게 괜히 나를 긴장하게 만들었던 수강신청은 그럭저럭 괜찮게 끝났다. 바이오 랩과 켐 랩도 전부 내가 원하는 시간에 들어갔고. (아침 8시에 좀비처럼 Lab Sci 건물에 들어서지 않아도 된다니!) 다만 Phil 131F가 내가 예상했던 것보다 인기가 많았는지 나는 waitlist 6번을 받았다. 걱정했는데 그래도 열 명 정도는 더 받아준다고 하니까 괜찮지 않을까 싶다. 그래도 혹시 몰라서 Phil 100G (Introductino to Deductive Analysis 어쩌고, 좀 살벌한 이름의 과목)과 또 만일에 대비하여 CSE 126을 시간표에 쑤셔 넣어놨다. 그랬더니 21학점(이지만 실제로는 25.5시간)의 환상적인 시간표가 다음과 같이 완성되었다: 탐탁지 않지 않은가. 뭔가 고등학생 시간표스럽게 빡빡.. 더보기
목요일에 드디어 다음 봄학기 수강신청을 한다 그래서 보호되어 있는 글입니다. 더보기
첫눈이 왔다 오늘 오후 농구를 하러 체육관으로 첫눈이 왔다. 오늘 오후 농구를 하러 체육관으로 가는 길은 몹시 추웠고, Francis Field 옆을 지나갈 때 예진이는 너무 춥다면서 먼저 체육관으로 뛰어가고 있었다. 유석이, 재원이와 함께 그 뒤를 따라가다 나는 문득 하늘을 보면서 왠지 눈이 올 것 같은 날씨라고 생각했다. 그 순간 좁쌀같은 눈이 얼굴을 때렸다. 첫눈이었다. 정확히 말하자면, 기대 이하의 첫눈이었다. 포근한 눈이 아니었기 때문에 여전히 추웠다. 두 시간 넘게 농구를 하고 기숙사로 돌아가는 길에도 볼품없는 좁쌀눈은 잊혀질 만 하면 드문드문 내렸고 나는 조금이라도 덜 추우려고 옷에 달린 모자를 뒤집어 썼다. 약간 삐끗한 손가락 마디는 그래도 여전히 시렸다. 방에 허겁지겁 들어서서 문을 소리나게 닫고 나서야 방 안의 온기가 확 끼쳐왔다... 더보기
못 보던 거네 라는 말을 들었을 때 "못 보던 거네," 라는 말을 들었을 때 나는 거의 반사적으로 너와 나의 거리를 생각했다. 너무 멀게 느껴져서 나는 아마도 대답을 얼버무렸던 것 같다. 그리고 반대 방향으로 걸었다. 그로써 우리의 거리가 조금 더 멀어졌을 것이다. 기숙사로 돌아올 때 바람이 사나웠다. 주머니에 손을 넣었고, 그러자 손 끝에 엠피쓰리가 닿았고, 나는 다른 생각을 하고 싶어서 듣고 있던 음악의 볼륨을 조금 높였다. 재생되고 있던 노래가 The Kooks의 노래였던 건 분명한데 곡명이 잘 기억나지 않는다. 나는 결국 다른 생각을 하지 못 했나 보다. 방으로 돌아온 나는 컴퓨터를 켜고 The Kooks의 음악을 크게 틀었다. 여담이지만 The Kooks의 음악은 기타를 배우고 싶게 만든다. 밖은 흐리고 어둑어둑하고 추운데 나는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