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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의 돛단배

어제 오늘 이틀 연속으로 날씨가 환상적이었고 열심히 / Andy McKee - Drifting / 어제 오늘 이틀 연속으로 날씨가 환상적이었고, 열심히 일해서 보람도 있었고, 맛있는 저녁을 먹었고, 진환이랑 토토를 데리고 (말이 산책이지만 건물 앞에 나가서 서성거리는 것이 고작인) 산책을 나갔고, 음악을 들었고, 마음이 여유로웠다. 빨리 읽어버리려던 책은 아직도 다 못 읽어서 반납을 미뤘고 운동도 하지 않았지만 그래도 만족스럽게 풍요롭다. 내일은 운동도 하고 책도 최대한 많이 읽어야지. 포르투갈 대 스페인 축구 경기가 시작되기 전에 점심을 먹으면서 Alex는 왠지 스페인이 이길 것 같지만, 굳이 랩에서 그 이야기를 꺼내서 교수님과 교수님 남편의 고조된 분위기를 해치고 싶지는 않다고 했다. 그랬는데 Phil이 일하던 도중 수업을 들으러 가기 전에 농담 반 .. 더보기
핸드폰을 잃어버린지 사흘째다 목요일에 일을 마치고 버스 보호되어 있는 글입니다. 더보기
방금 도서관에 The Unbearable Lightness of Being을 / Phoenix - Holdin' On Together / 방금 도서관에 을 반납하고 돌아왔다. 빌린 건 사실 좀 예전이지만, 다른 책(들)을 읽고 있었기 때문에 이건 좀 있다가 읽을 생각이었는데 누가 책을 요청하는 바람에 반납일이 앞당겨져서 서둘러 읽기 시작했다. 방바닥에서 뒹굴거리면서, Phil이 일주일에 한 번 수업 받으러 가는 날 혼자 점심을 먹으면서, 실험실에서 집으로 돌아오는 버스 속에서, 도서관 1층 쇼파에 몸을 묻고 앉아서, 읽었다. 생각보다 재미없다는 말들이 많았는데 나는 마음에 쏙 들었다. 끝이 길었다. 나중에 다시 읽고 싶다. 집에 돌아와서 문을 열었는데, 캄캄한 거실에 있던 토토(진환이 고양이)가 내가 서 있는 현관 앞까지 쏜살같이 달려 나왔다. 다들 내일 새벽같이 일어나 월드컵.. 더보기
오늘 실험실에서 마무리하고 집에 가기 전에 교수님 / The xx - Shelter / 오늘 실험실에서 마무리하고 집에 가기 전에 교수님, 포닥을 하는 교수님 남편, 그리고 교수님 아들을 보다가 이런 생각을 했다. 남편이랑 같은 실험실에서 좋아하는 음악을 틀어놓고 함께 일하다가 중간에 같이 커피 마시면서 잠시 쉬기도 하고, 그러다가 여름 방학 맞은 열 살 짜리 아들이 실험실에 놀러 와서 내가 일하는 동안 옆에 앉아 미니 월드컵 축구 게임 같은 걸 하며 오늘 있었던 일을 재잘대는 걸 배경으로 실험을 마무리하고, 하루 할 일을 다 마치고 온 가족이 기분 좋게 퇴근해도 좋을 것 같다고. 그리고 조금 전에 음악을 들으면서 뒹굴뒹굴 책을 읽다가 또 이런 생각도 했다. 이렇게 나중에 내가 어떤 나이가 되어 일을 하게 되면, 퇴근하고 집에 돌아와 느긋하게 저녁을 해.. 더보기
그저께 지영이 언니 집을 나와서 Loop Lofts로 / Passion Pit - To Kingdom Come / 그저께 지영이 언니 집을 나와서 Loop Lofts로 이사를 와서, 이 넓은 2층 집에서 혼자 지낸지 이틀째다. 밤에 이사했기 때문도 있고, 항상 사람들이 집에 있을 때 잠자는 버릇 해오다가 첫날 막상 혼자 자려고 보니 너무 무서웠다. 온 집에 불을 켜 두고 방문을 열어놓고 있다가, 그래도 귀신보단 사람이 무서워서 방문을 잠그고, 그래도 무슨 일이라도 생기면 경찰이나 Renault에게 - 지영 언니 도움으로 이사를 할 때 Renault를 정말 우연히 건물 앞에서 만났는데 알고 보니 나랑 같은 층에 살고 있었다 - 도움을 요청하리라 마음 먹고 잠을 잤다. 어제는 일찍 자야 일찍 일어나서 월드컵을 볼 수 있다는 생각에 꽤 빨리 잠들었다. 그리고 우.. 더보기
리서치를 하는 건 몸이 아예 고단하지 않은 보호되어 있는 글입니다. 더보기
예전에 식사 도중에 어떤 일을 싫어하지 않으면 적성에 / Jonsi - Boy Lilikoi / 예전에 식사 도중에 "(어떤 일을) 싫어하지 않으면 적성에 맞는거야"라고 재형 오빠가 그랬는데, 나는 실험실 일이나 리서치가 싫지 않고 재미있기도 하니까 정말 적성에 잘 맞는 걸까? 아니면 이건 고등학교 이후로 지금까지 주욱 계속되는 환상인걸까. 환상이어도, 그리고 이 다음 문장이 정말 심심하게 들릴 수 있어도, FISH - 방금 찾아봤는데 한글로는 "형광 동소 보합법"이란다 - 를 마치고 현미경으로 들여다보는 염색체는 너무 예뻐서 기분이 좋다. 교수님이 그냥 건성으로 뷰리풀 뷰리풀 하는게 아니었다. 어두운 방에 혼자 앉아 몇 시간씩 현미경을 보면서 사진을 찍고 있자면 왠지 배경 음악이 있어야 할 거 같아서 음악을 들으면서 하는데, Jonsi의 노래를 들으면서 .. 더보기
수요일부터 일을 시작한 바람에 고작 사흘 일하고서 / Uffie - Pop the Glock / 수요일부터 일을 시작한 바람에 고작 사흘 일하고서 Memorial Day 덕택에 사흘을 쉬는 진풍경이 일어난다. 일하는 것 빼고는 딱히 바쁘지는 않으니 책을 많이 읽고 영화를 많이 보고 산책을 많이 하고 음악을 많이 듣고, 사람들을 만난다. 거기다가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습관도 생겼다. 지금 지내는 곳이 인터넷이 항상 잘 되는 건 아니라 컴퓨터를 쓰는 시간이 적어지니 더더욱 그렇다. 이러니까 현대 사회에서 텔레비전과 컴퓨터를 끄자는 운동을 하는 건가보다. 그렇게 피곤하게 사는 것도 아닌데 입술이랑 혀에 뭔가 잔뜩 나서 식사를 행복하게 하고 있지는 못해 슬프다. 그 점만 빼면 요새는 꽤 괜찮은 삶이다. 마음이 오랜만에 느긋하다. 뉴욕과, 해변이, 약간 그리.. 더보기
여름방학을 맞이해 뉴욕에서 잘 먹고 잘 살고 여름방학을 맞이해 뉴욕에서 잘 먹고 잘 살고 있는 중이다. 씨티에서 고등학교 애들을 만나 비좁은 동균이 집에서 진탕 놀기도 했고, 로레인 부모님이랑 맛있는 식사도 했고, 로레인이랑 Genna 그리고 이제 1년 동안 Imperial에 교환학생으로 가서 한동안 못 볼 Mike랑 비오는 씨티를 휘적휘적 돌아다니기도 했고, Museum of Sex랑 MoMA에도 갔고, Genna 집에 가서 Genna 어머니와 저녁을 먹기도 했고, 로레인과 로레인 친구 Jenny랑 Casiotone을 뚱땅거리며 놀기도 했고, 오늘은 날씨가 알맞게 더워서 바닷가에 가서 놀기도 했다. 그리고 이제 곧 세인트루이스 행 비행기를 타기 위해 공항으로 간다. 그래서 사실 첫번째 문장은 과거형이 되어야 하겠다. 그리고 오늘 오전, 랩 교수님.. 더보기
지루하고 지긋지긋한 나의 시간들이 아주 일관되게만 흘러간다 / The xx - Night Time/ 지루하고 지긋지긋한 나의 시간들이 아주 일관되게만 흘러간다. 그나마 고요하기라고 한가 하면, 별로 그렇지도 못 하다. 아침에 시험을 치기 전에 마시려고 산 오렌지 주스 뚜껑을 힘주어 열다가, 병 입구에 삐죽 나와있던 부분에 왼쪽 손바닥을 베였다. 액땜이라고 생각하고 싶었지만 옆에서 진환이가 자꾸만 "그거 precursor 아냐?"라면서 비웃었다. 거기다가 어쩐지 시험 장소가 바뀌어 있어서, 시험 시간 딱 맞게 새로운 시험 장소로 가서는 따끔따끔 피를 흘리며 시험을 봤다. 두 시간 꼬박 시험을 봤고, 방으로 돌아와서 잠시 잤다가, 밥 먹자는 전화에 잠깐 깼다가 또 잠시 잤다가, 일어나 밥을 먹었다. 잠을 푹 자지는 못 했는지 머리가 깨질 듯 아프다. 오늘은 하루 .. 더보기
시험기간에 이런 짓 시킨 PNP 교수님 용서하지 시험기간에 이런 짓 시킨 PNP 교수님, 용서하지 않겠어요... (소심한 존댓말?) 그리고, 엑셀 쓸 줄 몰라서 내가 이걸 다 하게 만든 Teresa도 미워 할거야! 으앙! 흐흐 저스트 키딩!! 마음을 착하게 먹자. 좋은 카르마가 나에게 있을지니.. 지하실에서 계속 공부를 하다가 기숙사에 잠깐 들리려고 밖으로 나왔을 때는 날씨가 끝내주게 좋았다. 역시 시험 공부할 때에만 날씨가 좋다. 하늘은 내 편이 아니지. 고백하자면 나는 언제까지고 시키는 대로 말 잘 듣고 공부만 하면 되는 속편한 학생으로 남고 싶었다. 물가에는 조금 늦게 떠밀려져도 좋으니 영원히 청소년이고 싶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거의 아찔할 정도로, 고등학교에 들어갈 때까지도 나에게 피터팬은 바이블이나 마찬가지였고 언제까지고 철 없는 나이이고 싶.. 더보기
요 며칠 동안 페이퍼 쓰랴 한국학생회 이그젝 보호되어 있는 글입니다. 더보기
이틀 밤을 새고 정신이 나가서 수강신청을 예정보다 보호되어 있는 글입니다. 더보기
손톱 또 물어뜯는다 고질병이다 매니큐어 발라서 일주일 보호되어 있는 글입니다. 더보기
나름 긴팔 긴바지를 입고 있는데도 오밤중의 위스퍼는 / Death Cab For Cutie - Crooked Teeth / 나름 긴팔 긴바지를 입고 있는데도 오밤중의 위스퍼는 춥다. 새벽 4시에 돌아오겠다던 예진이는 아직 오지 않고 있고 띵띵 부은 졸린 눈을 한 Phil은 아침 7시에 전화 해 달라며 돌아간지 꽤 되었고 Will은 어느새 베프가 된 Mike 옆 쇼파에 웅크린 채로 아직도 쿨쿨 잘도 자고 있다. 조금 전 기지개를 펴면서 늘어지게 하품 한 번 했더니 옆에 있던 모르는 사람이 킥- 하고 짧게 웃었다. 흥이다. 아저씨도 만만찮게 피곤해 보이거든용? 철학 수업 디스커션을 하고 (없었으면 좋겠지만 있다면.. 물리 퀴즈를 보고) 생태학 시험을 치고 난 뒤에 어드바이저 미팅을 하고 실험실에서 일하고 키스 미팅 갈 생각을 하니 좀 걱정되긴 하지만, 목/어.. 더보기
지난 주말에 Tegan and Sara 콘서트에 갔다 원래 / Tegan and Sara - Walking with a Ghost / 지난 주말에 Tegan and Sara 콘서트에 갔다. 원래 같이 가기로 한 Genna가 콘서트 하루 전날 밤에 갑자기 못 가게 됐다는 최고의 반전을 내 놓는 바람에, 같이 갈 사람을 급히 물색하던 중 친구 한 명을 찾을 수 있었다. 다행이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콘서트에 가려고 그 친구를 만났을 때에는 그 친구가 자기의 다른 친구들을 대동하고 왔으니, 알고 보니 그 친구가 데려온 우리 학교 아이들이 전부 레즈비언이더라, 라는 더 큰 반전이 있었다. Tegan과 Sara 자체가 레즈비언이기 때문에 레즈비언 팬들의 비율이 상대적으로 큰 것이 어찌 보면 당연한데, 나는 전혀 생각 않고 있다가 공연장에 도착해서야 그걸 깨닫고는 다소 놀랐다.. 더보기
Formal과 술자리로 주말이 지나가나 했더니 다음 학년 100227 Bpm - No. 3 by Bpm on Mixcloud Formal과 술자리로 주말이 지나가나 했더니 다음 학년 살 곳이 어젯밤에 나왔다. 사실 할 일이 많아서 하우징에는 별로 신경도 못 쓰고 언제 발표가 나는지조차 모르고 있던 차에, 유월절 때문에 집에 간 Genna의 긴급 호출을 받고 결과를 확인할 수 있었다. 같이 살기로 한 친구들과 내 추첨번호가 평균 1700 정도로 무척 좋았어서인지 (특히 Ally 승리의 1550번!) 1지망이었던 Millbrook이라는 학교 아파트에 들어갈 수 있었다. 운이 좋았다. 거기다 Millbrook 중에서 제일 괜찮다는 3번 빌딩에 층수도 적절한 2층이라 다행이다. Millbrook에 있는 4인 스윗은 2인실 하나에 1인실 두 개여서, 이리저리 애들과 이.. 더보기
어제 Alex의 도움으로 beer run을 갔다가 거스름돈 / Reverie Sound Revue - Rip The Universe / 어제 Alex의 도움으로 beer run을 갔다가 거스름돈 계산하려고 오랜만에 남자애들 스윗에 들렀는데 거기서 술을 마시고 있던 애들이 "클로이가 좋아하는 남자아이가 생긴다면 그 애를 어떻게 꼬실(flirt) 수 있는지 전략을 짜주자"라는 주제로 마치 여자애들처럼 호들갑을 떨기 시작했다. 애들이 하도 기대하라고 해서 시키지도 않은 기특한 짓(?)을 하는 친구들의 이야기를 나름 진지하게 듣고 참고해 주려고 했는데 애들이 조언이랍시고 해주는 말들은 정말 하나도 실현 가능성 없고 오히려 자기들의 innermost fantasy에 가까운 것들이어서 귀기울여 듣기를 포기했다. 나중에 내 친구들을 좋아하는 애들이 생기면 걔네들이 사실은 이.. 더보기
Nujabes가 죽었다 지난 주 지연이가 우리 학교에 / Nujabes - Luv(sic) Pt. 1 (Modal Soul Remix)/ Nujabes가 죽었다. 지난 주 지연이가 우리 학교에 놀러온 주, 날씨 좋던 어느 날 나는 수업을 마치고 지연이랑 DUC 밖에 앉아서 여유롭게 광합성을 하고 있었는데 지나가던 성우가 합석해서 몇 분 정도 얘기를 하다가 문득 Nujabes가 죽었다고 말했다. 처음에는 성우가 실없는 장난을 치는 줄 알았고 방에 돌아와서 구글로 뉴스를 검색해 본 후에도 거짓말이라고 생각했다. 심지어 한 달 전에 죽었는데 발표를 늦게 한 거라고 했다. 이게 뭐지, 싶었다. 그 사람의 노래는 아이팟에 그대로 있었고 나는 이게 무슨 일인가 싶었다. 시간이 갈수록 그 사람의 죽음이 피부로 느껴지기 시작했다. 그 전에는 더없이 아름답고 따뜻하던 그 .. 더보기
영원할 것 같던 봄방학도 곧 안녕이고 내일 보호되어 있는 글입니다. 더보기
심신이 아주 평화로운 날들이다 새벽 3시가 가까운데도 보호되어 있는 글입니다. 더보기
언제부터인지는 모르겠다 나는 혼자서는 아무것도 제대로 할 / Stalker Studio - We Should Fall (feat. Disdishdance, KARLOF) / 언제부터인지는 모르겠다. 나는 혼자서는 아무것도 제대로 할 수 있는 것이 없는 애가 된 기분이다. 특히, 조용한 곳에서 혼자 공부를 하면 마음이 초조해져서 오랜 시간을 하기 힘들다. 옆에 누구 아는 사람이 있거나, 차라리 지금처럼 떠들썩한 카페 같은 곳에서 일을 해야 마음이 놓인다. 손톱을 빨간 살이 보일 정도로 물어뜯었다. 그래도 손톱이 나름 금새 자라는 편이지만 그래도 책장을 넘길 때, 자판을 두드릴 때, 아프다. 몇 년 전에 이 버릇, 다 버렸다고 생각했는데 또 금방 엉망이 되어 버렸다. 그만해야 한다. 그리고 확실히, 물러졌다. 냉정함을 잃은 건지 그냥 바람이 많이 빠진 건지, 그도.. 더보기
박재범은 2PM에서 영구탈퇴 당하고 김연아는 세계기록을 새로 / Crystal Castles - Alice Practice / 박재범은 2PM에서 영구탈퇴 당하고 김연아는 세계기록을 새로 세우며 올림픽 금메달을 따는 동안 나는 여러가지 절망을 맛보며 공부를 하고 물리 시험을 쳤다 - 사실 시험을 치고 몹시 졸리고 배고프고 춥고 피곤한 상태로 Ursa's에 가서 좀 노닥거리다가, 김연아가 최고의 연기를 하는 걸 봤다. 그저께 쇼트 프로그램 이후로 김연아에 푹 빠져 버린 Chelsea와 로레인도 나와 함께 넋을 놓고 TV를 올려다 봤다. 전율이 일었다. 김연아가 연신 눈물을 닦아낼 때 나도 눈시울이 시큰해졌지만, 총합 228점이 뜨는 순간 다른 TV로 김연아를 보고 있던 Sruti가 나를 향해 엄청 큰 목소리로 "Chloe!!!!!"라고 외치는 바람에 더 오래 감상에..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