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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의 돛단배

내가 요즘 하루 중에서 가장 사랑하는 순간은 내가 요즘 하루 중에서 가장 사랑하는 순간은, 올고 수업 끝나고 친구들이랑 같이 DUC에 모여서 밥 먹을 때도 아니고, 밤 늦게 공부하다가 집에 가려고 버스 탈 때도 아니고, 엄마아빠나 친구들이랑 전화할 때도 아니고, 예진이랑 주말에 짬을 내서 침대에 엎드려 유투브로 찬유 찾아볼 때도 아니고. (내가 태어나서 처음으로 스킨즈를 제외한 드라마를 챙겨보고 있다, 엄마 미안 하하) 언제 가장 행복하고 기분이 좋냐면, 올고 랩 끝나고 혼자 음악 들으면서 산책길을 쭉 걸어 집으로 갈 때. 귓가에서 음악이 쿵쿵거리고 쏟아지는 초록색을 쳐다보면서 혼자 걷는 그 길이 너무 좋다. 랩 내내 신경을 곤두세워서 몸은 좀 피곤하고 덥기도 더워서 사실 그닥 유쾌한 기분이 아니어야 맞지만, 여유가 내 가슴에 스미는 기분이 너무 .. 더보기
my life is so organic 3 # 1 (MY FAVORITE! HA!) 지나 : How come fucked-up people date? 나 : But most of them date people who are equally fucked-up. 지나 : I think fucked-up people cannot recognize each other's fucked-up-ness. 나 : Yes, because "like dissolves like." # 2 지나 : Taking orgo during summer is not really like studying. It is rather more like cramming. 나 : Second. 지나 : We are paying fucking six thousand dollars just .. 더보기
my life is so organic 현민 (문자로) : Tonight I need that caffeine that I have extracted in the lab. 나 : ... It's all covered in toxin. You absorbed it in organic solvent. 지나 : Oh, Chloe... I need a solution. (문제 해결 얘기 중) 나 : Huh? What? (랩 생각 중) 내 삶은 유기화학으로 풍부하다 못 해 흘러 넘치는데 돈 아낀다고 유기농 채소 유기농 계란은 못 사 먹을 뿐이지. 더보기
한국에서의 짧은 여름방학 한 달은 그야말로 순식간에 한국에서의 짧은 여름방학 한 달은 그야말로 순식간에 지나가버렸다. 이번 방학을 평가해보자면 다른 때에 비해서 친구들은 덜 만나고 가족들, 친척들과 보낸 시간이 많이 늘었다. 책은 두 권 밖에 못 읽었지만 도착한 다음 날 본 부터 시작해서, 특히 메가티비 덕에 좋은 영화들을 참 많이 보았다. 평소보다 한국 영화 비율이 높았다. 가 참 와닿았다. 는 철현이 덕에 두 번 봤다. 일단 세인트루이스에 간다. 그게 중요하다. 더보기
한국에 온지 며칠이 지났다 7일 아침 7시 한국에 온지 며칠이 지났다. 7일 아침 7시 세인트루이스발 비행기였는데 나는 새벽 3시에 예진이랑 지나랑 ... 이런 사진 찍고 비디오 찍고 놀다가 마지막에 허둥대는 사태가 벌어졌다. 하지만 대학교 1학년 진짜 마지막 날을 어떻게 그냥 허비할 수 있겠니! 5일 오전 시험 끝나고 나서는 방 정리 한 것 이외에도 룸메랑 마지막으로 인사도 하고, 이제 군대가는 성호랑 룹에 가서 밥도 먹고, 언니 오빠들이랑 카디날즈 야구 경기도 보러 가고, Nemerov에서 하는 파티도 잠시 갔다 오고, 우리 층 애들이랑 정말 마지막으로 헛소리하면서 놀고, 정리가 덜 된 내 방에 놀러온 예진이랑 지나랑 같이 뻘짓도 하고, 나름 재밌게 보낸 것 같다. 역시 집이 좋긴 좋다. 마음 놓고 푹 잘 수 있는 것도 그렇고 한국 음식 마음.. 더보기
기말고사 기간이 도대체 어떻게 지나가는지 의식하기 힘들 기말고사 기간이 도대체 어떻게 지나가는지 의식하기 힘들 정도로 정신없고 바쁘다. 내가 절절하게 체감하고 있는 것 단 하나는 어떻게든 빨리 기말고사를 다 치고 서둘러 집에 돌아가고 싶다는 사실이다. 6월 초부터 여름학기를 듣기 때문에 그냥 한국 가지 말까 하고 고민했던 것은 크나큰 오산이었다. 뒤늦게나마 비행기표를 (그것도 꽤 싼 값에) 산 걸 두고두고 감사하고 있다. 그러고 보면 이제 비행기 탈 날이 일주일도 남지 않았다. 여섯 개였던 기말고사도 두 개 밖에 남지 않았다. 조금만 더 버티면 된다. 어제 바이오와 칼큘 기말을 치고 난 뒤, 밤에 커먼룸에서 애들이 신나게 웃고 떠드는 걸 들으며 컴싸 공부를 하다가 문득 생각한 것은 내가 정말 이 엄청난 양을 꾸역꾸역 막아내고 있다는 것. '꾸역꾸역'이나 '막.. 더보기
대망의 기말고사 기간이 시작되었고 나는 떨리는 마음으로 보호되어 있는 글입니다. 더보기
하늘이 나를 버렸다는 증거가 바로 여기에 있다. 하늘이 나를 버렸다는 증거가 바로 여기에 있다. 우선 이건 다음 학기 시간표: 코스 등록 시간이 신입생 평균보다 약간 늦게 나와서 원하는 물리, 생물 랩 시간에 못 들어갈까봐 새벽부터 노심초사하며 기다린 결과 한국인 긍지의 광클로 인해 결국 생각하고 있던 코스를 모두 등록할 수 있었다. 물리랑 생물 중간고사가 언제 있는지까지 파악하며 만든, 점심 시간까지 (겨우겨우) 확보한 괜찮은 시간표다. Biol 2970: 지금 듣고 있는 Biol 2960에 이은 과목인데 생물 전공이니까 별 수 없이 들어야 한다. 소위 Bio 2라고 부른다. 랩 섹션은 I. 그런데 교수님 중 한 분이 지루하기로 유명한 Hafer 교수님인데... 음. Physics 117A: 솔직히 정말 듣기 싫지만 생물 전공하려면 들어야 한다. 1.. 더보기
이번 학기는 참 고단하다 벌려놓기 시작한 일도 보호되어 있는 글입니다. 더보기
시험에 쩔어 살았고 다음 주 목요일까지도 시험에 시험에 쩔어 살았고 다음 주 목요일까지도 시험에 쩔어 살 것이다. 이번 학기 가장 미친 2주일이다. 굳이 나승현 짤방을 빗대어 표현하자면, 이렇다. 할 만하다. 좀 토할 것 같고, 좀 머리 아프고 잠 오긴 하는데 괜찮다. 할 만하다. 게다가 곧 WBC도 있고 봄방학도 있으니까 괜찮다. 봄방학 때에는 LeaderShape이라는 프로그램 때문에 일리노이에 일주일 정도 가 있는다. (뭔가 굉장히 멀리 나가는 것처럼 들리겠지만 세인트루이스가 어차피 일리노이와 미주리에 걸쳐 있길래 버스 타고 1시간 정도다. 하하) 애초에 캘리에 갈까, 아니면 나랑 봄방학 똑같은 박해를 만날까 했는데 어차피 LeaderShape을 해야 하는 (혹은, 적어도 하면 좋은) 상황이었고 요즘 환율도 안구에 습기차는 상황인데 비행기표는 무.. 더보기
두 시간 걸리는 바이오랩 수업이 삼십 분 보호되어 있는 글입니다. 더보기
내일부터 시작되는 새로운 한 주에는 신기하게도 미드텀이 내일부터 시작되는 새로운 한 주에는 신기하게도 미드텀이 하나도 없어서 (세 개의 퀴즈는 세지 않는다 나는 시크하니까) 이번 주말 나는 조금의 여유가 생겼다. 금요일은 평소보다 쉽던 웹워크를 빨리 끝내놓고 유투브에 올라온 스킨즈 새로운 에피소드를 보며 금요일 오후 특유의 한가함과 안도감을 만끽했다. 그리고는 다음 학기에 같은 스윗에서 살기로 한 친구들이 교내 아카펠라 그룹에 신청한 "발렌타인을 맞이하여 장미꽃과 함께 멋진 노래 한 곡을 7달러에 선물해 드립니다" 서비스를 맛보았다. (애들이 나 포함 한 명당 한 곡씩, 총 여섯 곡을 신청하는 바람에 본의 아니게 내 방 옆 커먼룸에서 작은 콘서트가 열렸다.) 그래서 지금 내 방 벽에는 장미 두 송이가 있어요. 저녁을 먹고 나서는 Molly 방에 모여서 쿠키에.. 더보기
어제 오늘 세인트루이스 날씨는 그야말로 환상적이다 비로소 보호되어 있는 글입니다. 더보기
분홍색 형광펜 줄 그어진 건 퀴즈요 동그란 보호되어 있는 글입니다. 더보기
오바마가 취임했다 바이오 랩 매뉴얼을 사러 북스토어에 오바마가 취임했다. 바이오 랩 매뉴얼을 사러 북스토어에 갔을 때 곳곳에는 성조기와 빨강 하양 파랑 풍선이 달려있었고 사람들이 그룹을 지어 텔레비전으로 취임식 현장을 보고 있었다. 철학 교수님은 취임식장에서 나온 연설의 한 구절을 공리주의(Utilitarianism)와 연관지어 설명하셨다. 예진이는 북스토어에서 계산해 주시는 흑인 할머니와 백인 여자가 취임식을 보면서 우는 걸 봤고, 발달심리학 교수님이 티비로 취임식을 힐끔힐끔 보면서 강의를 하고는 미안하지만 이런 중요한 순간을 놓칠 수 없었다고 말했다고 한다. 방금 저녁을 먹으면서 본 뉴스에서는 제 44대 미합중국 대통령이 검은 손을 흔들며 나오자 수만 명의 사람들이 일제히 그의 이름을 연호했다. 삶이 이렇게 꿈과 희망으로 가득하면 좋겠지만 오바마는 말만.. 더보기
결국 생각했던 18학점을 모두 듣게 되었다 첫 결국 생각했던 18학점을 모두 듣게 되었다. 첫 수업만 갔다가 drop하려고 했던 CSE126는 Martha와 상의하고 난 후 결국 P/F로 듣기로 했다. 14학점이었던 지난 학기보다는 확실히 workload가 늘어난 느낌이다. 몸으로 느껴진다. 거기다가 농구랑 사물놀이까지 하려니 삶에 틈을 내기가 쉽지 않다. 지난 학기 화학 Final 전날에 Ryang이 공부하다 말고 말하길, "There are three 'S's for college students, and those are study, sleep, and social life. The thing is, you can choose only two of them. If you study and sleep, you can't have a social .. 더보기
방이 매우 깔끔해졌다 어제 이른 저녁을 먹은 방이 매우 깔끔해졌다. 어제 이른 저녁을 먹은 후 쉬지않고 짐을 풀고 방을 정리한 결과다. 세인트루이스에는 토요일 밤 12시가 조금 못 되어서 도착했지만 피곤해서 짐을 얼마 풀지 못 하고 침대보와 이불만 바꾸고 잠들어버렸기 때문에 어제 나는 수고를 좀 해야 했었다. 하지만 방이 정말 황홀할 정도로 단정해지자 나는 마구 기쁜 마음이 들어버렸다. Kristen은 내가 이미 푹 잠이 들어 있던 어제 새벽 3시에 도착했다고 한다. Kristen의 영역(?)은 나오지 않게 찍었다. 침대 밑에 가지런히 정리되어 있는 신발과 수납함을 못 찍어서 내심 아쉽다. 햇살이 제일 좋은 시각(방금 전)에 찍었다. 나는 시차적응을 원래 하루만에 하는 편인데 이번은 왠지 계속 피곤하다. 시차 때문이 아닐 수도 있지만 잠을 충분히 .. 더보기
내일이면 다시 미국으로 간다 겨울방학 3주는 인간적으로 내일이면 다시 미국으로 간다. 겨울방학 3주는 인간적으로 너무 짧다. 하지만 사람들도 만날만큼 만났고 놀기도 많이 놀았고 쉬기도 참 많이 쉬었다. 책은 조금 읽었지만 공부는 그야말로 하나도 안 했다(그리고 난 이걸 자랑이라고 또 여기다가 쓰고 있다). 하지만 방학이라는 건 원래 쉬라고 주어지는 것이라고 생각하(려고 노력하)기 때문에 나는 별 죄책감을 느끼지는 않는다. 몇 시간 전 나는 신문에 나와있는 특이한 스도쿠 세 개를 풀어보면서 오랜만에 뇌가 운동하는 그 희열(?)을 느꼈다. 지금은 왠지 뇌가 시원해진 느낌이다. 어제 오후에는 신촌에서 민사 블로거들의 조촐한 모임을 했다. 그래봤자 나 찬서 지혜 두준 이렇게 네 명이었지만 그래도 나름 재밌었다. 나와 찬서가 일찌감치 신촌에 도착해서, 계절학기 중간고.. 더보기
부산에서 보낸 일주일 채 못 되는 나날들은 부산에서 보낸 일주일 채 못 되는 나날들은 굉장히 여유롭게 지나갔다. 잠을 길게 자면 잘 수록 숙면은 못 하는 대신 매우 신기하고 기이한 꿈을 꿀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는 나는 빈둥거리며 상대적으로 엄청난 시간을 자는데에 소비했다. 안 보던 텔레비전도 꽤 보았고 부산 친구들도 만났고 오랜만에 친척들도 뵈었고 책도 조금(그렇다, 아주 조금) 읽었고 영화도 보았으니 그렇게 헛되게 보낸 일주일은 아닌 것 같다. 내가 애초에 생각했던 '겨울방학을 이용한 재충전'을 부산에서 한 것 같다. 서울에서는 하루도 빠짐없이 돌아다녔기 때문에 재충전은 근본적으로 불가능한 것이었다. 부산의 번화가는 서울의 번화가보다 확실히 다른 느낌이 든다. 규모가 작아서 그런 건지도 모르겠는데 왠지 모르게 더 친근하고 편하다. 옷을 얇게.. 더보기
도서관이 집 같던 시간이 무사히 지났다 같은 도서관이 집 같던 시간이 무사히 지났다. 같은 층에 사는 John이 도서관 2층에서 나를 발견하고는 웃으면서 "Chloe, are we floormates? Why do I see you here more often than on our floor?"이라고 농담을 던졌을 때 "하하 너네들이 불행하게도 내 방 옆에 위치한 커먼룸에서 떠들지만 않았어도, 아니 quiet hour만 제대로 지켜줬어도 내가 학기 초부터 꾸준히 방에서 공부를 했을 것이란다"라고 말해주고 싶었지만 그저 웃었다. 시험 기간이었기 때문에 도서관에 더 많이 머물렀던 것은 어쨌거나 맞는 말이었다. 그래도 그렇게나 지겹고 초조한 reading period를 나름대로 즐겁게 견딜 수 있었던 것은 새벽에 함께 기숙사로 돌아갈 수 있던 이곳 친구.. 더보기
인간은 본체 나약한 동물이므로 가끔 자신과 한 인간은 본체 나약한 동물이므로 가끔 자신과 한 약속을 어기곤 한다. 그래서 오늘 나는 새벽 4시까지 도서관에 있을 생각이었는데 그냥 2시 정도에 돌아와 버렸다. 세탁을 하러 가려고, Kristen이 자고 있어서 스탠드 대신 노트북을 켜고 그 불빛으로 세탁물을 챙기다가... 뉴스 보려고 인터넷 틀었다가... 뜬금없이 블로깅의 유혹 속으로. 나도 참 충동적인 인간이다. 빨래는 내일 오전에 해야겠다, 어차피 Kristen도 자는데 괜히 불 켜고 세탁한 거 개키느라 우왕좌왕하긴 좀. 아까 도서관에서 공부를 하는데 예진이가 마침 맥너겟을 사왔길래 1층 위스퍼(카페)로 내려가서 좋다고 먹었다. 조금 뒤 현민이가 기숙사로 돌아가겠다고 내려왔다가, 위스퍼에서 도미노 피자 한 조각을 2달러에 파는 애들을 보며 몇 마디 .. 더보기
나는 참으로 악마 같은 과제들로 괴로웠으나 천사 나는 참으로 악마 같은 과제들로 괴로웠으나 천사 같은 내 룸메의 어머니 덕택에('천사'라는 수식어는 룸메와 룸메의 어머니, 두 단어 모두에 적용된다) 금새 녹녹하게 행복한 기분이 되었다. 나는 밤을 말 그대로 단 1초도 잠들지 않고 꼴딱 샌 뒤 오늘 아침 7시에 잠이 들어 9시에 일어난 뒤 오늘 정오가 데드라인이었던 바이오 세미나 파이널 리포트를 교수님께 이메일로 보내고 라이팅 파이널 리포트를 마저 고치다가 배가 너무 고파 BD로 가서 점심을 먹었다.(문장이 긴데 정말 나의 지난 몇 시간은 이 흐름처럼 끊기지 않는 일련의 행동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에세이를 인쇄하고 심리학을 공부할 요량이었는데 마침 도서관 앞에서 만난 Daniel에게 선생님이 계단에서 넘어져서(...) 수업이 취소되었다는 다소 랜덤한 .. 더보기
마침 하루 종일 수업이 없던 오늘 오전에 마침 하루 종일 수업이 없던 오늘, 오전에 느즈막히 일어나 방에 혼자 우두커니 앉아 DJ Okawari의 음악을 크게 틀어 놓고 바이오 세미나 파이널 리포트 자료를 찾았다. 그러다 배가 고파 아점을 먹고 도서관에 가서 어제 쓰던 에세이를 마저 써야겠다는 생각에 가방을 챙기다 말고 민사 동창회 싸이 클럽에 들어갔다. 4기 선배님 한 분이 얼마 전 교통사고로 갑작스레 돌아가셨음은 이미 알고 있었다. 모르는 선배님이셔서, 사실 그때는 그저 막연한 안타까움과 걱정 뿐이었다. 그런데 그 선배님의 친구 되시는 다른 선배님이 쓰신 글이 새로 올라와 있었고, 그 가방에 책을 넣다 말고 나는 그 글을 읽었고, 나는 울었다. 열어 놓은 블라인드 사이로 햇살이 쏟아지는 가운데 나는 의자 위에 쪼그리고 앉은 채로 울었다.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