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은 낮 무너지는 세월이다. 별수 없이 무릎이 꺾이는 경험들을 하다보니 그렇게 됐다. 일일달력을 뜯어내는 기분으로, 내가 꺾여나간 횟수를 센다. 비슷한 경험이 연속이 되면 그게 세월인 것 같다. 훗날의 남이 보면 이건 시절이고, 시대겠지? 그냥 얼른 시절과 시대가 되어버리고 싶다. 항상 좀 줌 미팅 시간에 맞춰 오피스에 도착하려고 서둘러 걷는데 대학교 룸메이트 친구들 단체챗방 알람이 왔다. 몇 년 전부터 점성술에 심취해있는 친구가 동지를 축하한다며 문자를 보내온 것이었는데, 토성과 목성이 400년 만에 근접해서 어쩌고 저쩌고. 친구는 내가 모르는 별자리 단어 몇 개를 섞은 긴 설명을 하더니 “게다가 오늘은 동지이기도 하니 앞으로 낮은 길어지기만 할 것이고, 한 해가 힘들었던 것만큼 오늘은 야망 가득한 계획을 세워.. 더보기 이전 1 2 3 4 ··· 366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