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이 8광년만큼의 거리를 달리고 나면 관계에 대한 인식이 바뀌기에, 팔 년은 그리 짧지도 길지도 않은 적당한 시간. 마치 약속이라도 한 것처럼, 꽤 오래 왕래가 없던 서로에게 같은 날 여덟 시간의 텀을 두고 연락을 취하고. 나는 잊지 않고 연락해 주어서 고맙다고 하고 그 애는 자기 이름을 기억해주어서 고맙다고 하고. 시간을 두고 천천히 식사를 하면서 근황을 이야기하고. 서로에게 궁금했던 것들을 물어보고 공유했던 여러 순간들을 기억해내고. 시덥잖은 이야기로도 몇 시간이고 웃고 떠들고 그 사이사이에 가끔 있는 침묵이 전혀 불편하지 않고. 그 애는 왠지 무엇인가 너무 우습다면서 계속 웃고 나는 뭐가 그렇게 웃기냐면서 따라 웃고. 그 애는 겨울인데도 햇빛이 강해서 따뜻하다고 했고 나는 꼭 그래서라기보단 그냥 마음이 따뜻했고. 내가 스물 일곱이 되면.. 더보기 이전 1 ··· 347 348 349 350 351 352 353 ··· 366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