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꺼풀 감은 아래 번지는 빨강은 어디에서 왔는지 그 누굴 나무랄 수도 없네 재심사 중인 논문 하나가 있는데 거기에 들어갈 이러저러한 데이터 좀 찾아서 넘겨줄 수 있겠녜서, 마침 점심 세미나 가기 직전이라 거기에 다녀와서 자료 찾아 보겠다고 말했지만 그렇게 대답하자마자 그 데이터가 폴더 어디에 숨어 있는지 기억이 났다. 공용 컴퓨터로 재빨리 파워포인트 파일을 찾아 이메일로 보내주었는데, 찾고 보니 파일이 거의 삼 년 전의 것이었다. 세미나 내내, 프로젝터가 쏘아대는 화면을 다소 아득한 기분으로 마주 바라보며 앉아 있다가 잠깐 숨을 쉬어 봅시다, 지금 당신의 상태는 어떤가요? 자꾸 이런 식으로 현상現象에만 치중해서 어떡하냐는 질문을 받는다. 질책인가? 결국에는 그 중요성에 아무래도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지적인데, 아니 다들 현상만을 가지고 다투는 상황에서 나더러 뭘 어쩌라고요? 더.. 더보기 이전 1 ··· 6 7 8 9 10 11 12 ··· 366 다음 목록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