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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의 돛단배

금요일 기쁜 마음으로 집에 왔는데 오자마자 나를




/ Ellie Goulding - Starry Eyed (Jakwob Remix) /


금요일! 기쁜 마음으로 집에 왔는데, 오자마자 나를 반긴 건 탁한 냄새. 진환이랑 정환이가 자꾸만 담배를 펴대서 벽지에서 퀘퀘하게 찌든 냄새가 난다. 기정이가 일명 "폐인 냄새"로 규정한 이 냄새는 맡을 때마다 진짜 집에 들어오기 싫어지게 만든다. Renault 집은 방향제 때문에 집이 꽃향기로 풍만하더만 이 집은 왜 이래...

어제 학교에서 공짜로 보내 준 Missouri Botanical Garden을 갔는데 거기서 모기에 물려와서 오늘 일하면서 내내 근질근질하니 좋지 않았다. 그래도 식물원 자체는 정말 최고였다. 가기 전에는 별 기대도 안 했고 Garcia 집에서 샌드위치를 싸가지고 버스 타러 걸어갈 때 엄청나게 비가 와서 잠시 가기 싫기도 했지만 일단 도착하고 보니 비도 그쳐있었고 정원 하나하나 다 너무 예뻤고 신기한 식물도 많았다. 그리고 난 그 식물원이 그렇게 클 줄 몰랐다... 버스 시간 때문에 두 시간 밖에 돌아볼 수 없었는데 나중에 돈을 더 내고서라도 다시 구경가고 싶다.




오늘도 이메일로 지령을 받으면서 일함으로써 이번 주 내내 아바타로 일한 것이 되었다. 그렇게 나쁘지는 않은데 사실 의사소통에 약간의 지장이 있기는 했다. 그래서 일 시작하고 처음으로 좀 스트레스 받으면서 일한 주였다. 그래서였나, 더 피곤했던 것 같기도 하다. 나는 월요일은 쉬고 시작한 이 한 주가 왜 이렇게 힘이 드나 했더니, 스트레스 때문이었구나.

나는 걱정해야 할 것들은 걱정하지 않더라도(?) 오히려 걱정 안 해도 될 만한 것들로 괜히 잘 쫄고 걱정도 하는 편인데 같이 일하는 Phil은 그런 성격이 아니라서 도움 되는 조언들을 해 준다. Phil을 알게 된 건 1학년 초에 예진이를 통해서 새벽에 같이 화학 공부를 하게 되면서였는데, 이번 여름에 같은 랩에 있게 되면서 Phil을 조금 더 잘 알게 됐다. 배울 점 없는 친구가 어디 있겠냐만 Phil도 참 알면 알수록 배울 점이 많은 친구인 것 같다. 그런 의미에서 오늘 음악은 Phil이 랩에서 가끔 틀어주는 Ellie Goulding 노래.

아 어쨌거나 금요일이고 원기 충전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