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talker Studio - We Should Fall (feat. Disdishdance, KARLOF) /
언제부터인지는 모르겠다. 나는 혼자서는 아무것도 제대로 할 수 있는 것이 없는 애가 된 기분이다. 특히, 조용한 곳에서 혼자 공부를 하면 마음이 초조해져서 오랜 시간을 하기 힘들다. 옆에 누구 아는 사람이 있거나, 차라리 지금처럼 떠들썩한 카페 같은 곳에서 일을 해야 마음이 놓인다.
손톱을 빨간 살이 보일 정도로 물어뜯었다. 그래도 손톱이 나름 금새 자라는 편이지만 그래도 책장을 넘길 때, 자판을 두드릴 때, 아프다. 몇 년 전에 이 버릇, 다 버렸다고 생각했는데 또 금방 엉망이 되어 버렸다. 그만해야 한다.
그리고 확실히, 물러졌다. 냉정함을 잃은 건지 그냥 바람이 많이 빠진 건지, 그도 아니면 정말로 감성이 말랑말랑해진 건지 모르게다. 얼마 전에 Skins 지난 화를 보면서 울었다. 예지는 너무 설정이 오그라든다고 했지만 나는 그냥 슬펐다. 뉴스를 봐도 눈물이 나고 음악을 들으면서도 눈물날 때가 있다. 절망스러워라기보다는 그냥 자연스럽게 일렁인다. 감수성이 풍부해졌다고 진단해두자.
어제는 오랜만에 밤새 공부했다. 진환이는 FDA 승인도 받지 않은 에너지 드링크를 물처럼 마셔댔고 나는 커피를 너무 많이 마셔 붕붕 떠 있었다. 창문을 등지고 있어서 몰랐는데 은지가 해 뜬다, 라고 해서 돌아보니 어느새 환해져 있던게 신기했다. 나는 밤샘의 기운으로 매우 지저분해진 채로 기숙사에 쪽잠을 자러 터덜터덜 돌아갔지만 아침 공기는 차가우면서도 맑은게 기분이 좋았다.
아직 봄인지는 잘 모르겠는데 다행스럽게도 때마침 봄방학이다. 쉴 타이밍에 맞춰 쉬어준다. 사실 토요일부터 봄방학 시작인데, 출석 점수가 있는 오늘 수업에는 아이들이 삼 분의 일 이상 결석했다. 벌써들 놀러 갔나? 나는 토요일에 플로리다로 떠난다. 쉬면서 생각을 좀 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