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이번 학기 마지막 날이 왔다. 조금 전에 난 언어학 마지막 시험을 보고 물리 실험 리포트를 쓰고 있다. 결국 이번 학기가 이렇게 끝난다고 생각하니 기분이 오묘한게 좀 그렇다. 아무래도 연말이라 그런지 사람들이 오늘 날씨처럼 약간은 쳐져 있는 것 같기도 하고.
지난 주 생물 시험 몇 시간 전 애들이랑 같이 위스퍼에서 공부를 하고 있었는데 벤이 자꾸만 약간 얼 빠진 목소리로, 기분도 안 좋고 공부도 못 하겠고 너무 힘이 빠지고 빨리 집에 가버리고 싶다고 꿍얼거렸다. 나는 연말이라서 그래, 연말이면 항상 길었던 레이스의 막바지니까 남은 힘이 얼마 없어서 왠지 능률도 안 오르는 것 같고 기분도 괜히 울적하고 그럴 수 있어, 라고 했고 벤은 맞는 말인 것 같다("니 말이 진짜 솔직하구나.")라는 말만 자꾸 되풀이했다. 하지만 우리는 마지막 힘까지 쥐어짜서 이 레이스를 멋지게 마쳐야 보기 좋겠지? 모든 걸 벌써부터 털썩 놔 버리기에는 우린 아직 너무 젊고, 할 일과 할 수 있는 일은 태산이다.
(사실 연말이라 그렇다기 보다는 학기말 때문이라고 하는게 더 맞는 말이겠다.)
뭐 그래서 ㅈ 모 군이 이런 이상한 꿈을 꾼 거겠지?:
[**/*******] said:
신촌역 몇 번 출구인지 모르겠지만 지하철역에서 나왔는데
눈 앞에서 **가 마라톤 복장으로 막 뛰어가는거야
그래서 어딜 그렇게 바삐 가냐고 하니까
자긴 살이 너무 쪄서 뛰어서라도 살을 빼야 하겠대
이상하다고 생각하고 그래 열심히 해 이러고 있는데
맥도날드에서 갑자기 너가 뛰쳐 나오더니
지구의 종말이 얼마 남지 않았다면서 우리 둘을 끌어안고 막 울었어
끗
chloed said:
ㅋㅋㅋㅋㅋㅋ
뭐야!!!!!!!
[**/*******] said:
이상하지 ㅋㅋㅋ
지구는 언제 종말하는거니 ㅋㅋ
뭐지 이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