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온지 며칠이 지났다. 7일 아침 7시 세인트루이스발 비행기였는데 나는 새벽 3시에 예진이랑 지나랑
... 이런 사진 찍고 비디오 찍고 놀다가 마지막에 허둥대는 사태가 벌어졌다. 하지만 대학교 1학년 진짜 마지막 날을 어떻게 그냥 허비할 수 있겠니! 5일 오전 시험 끝나고 나서는 방 정리 한 것 이외에도 룸메랑 마지막으로 인사도 하고, 이제 군대가는 성호랑 룹에 가서 밥도 먹고, 언니 오빠들이랑 카디날즈 야구 경기도 보러 가고, Nemerov에서 하는 파티도 잠시 갔다 오고, 우리 층 애들이랑 정말 마지막으로 헛소리하면서 놀고, 정리가 덜 된 내 방에 놀러온 예진이랑 지나랑 같이 뻘짓도 하고, 나름 재밌게 보낸 것 같다.
역시 집이 좋긴 좋다. 마음 놓고 푹 잘 수 있는 것도 그렇고 한국 음식 마음껏 먹을 수 있는 것도 그렇고 엄마 아빠랑 밤에 온천천을 산책하면서 이런 저런 얘기를 할 수 있는 것도 그렇고 비록 속은 터지지만 큰 티비로 야구 제 시간에 맞춰 볼 수 있는 것도 너무 좋다. 친구들만 좀 만나면 되는데! 내가 겨울방학 끝나고 미국 다시 들어가면서 여름에는 한국 안 들어오겠지, 라는 생각에 핸드폰을 미련하게 없애버려서 애들이랑 연락할 길이 막막하다. 내가 외우고 있던 그 많던 번호들은 다 어디로 갔는지, 기억나는건 박해, 예라, 철현이, 수화, 두준이 폰 번호 정도인데 걔네들은 다 미국에 있고 부산 친구 중에 번호 기억나는 애는 군대 갔대고. 기억하는 번호중 연락 가능한 번호는 오직 찬서 번호라서 어제 전화를 해서 잠시 수다를 떨었다. 흐아 언젠가 엠에쎈에 임시 폰 번호 적어놓던지 해야겠다.
집이 좋긴 한데 워슈도 그 동안 많이 정들었는지 벌써 조금 그립긴 하다 - 이 문장은 내가 뱉어놓고도 약간 움찔할 정도의 저력이 있는 (a.k.a. 어이가 없는) 문장이기는 한데 사실이다. KISS 사람들도 그렇고 우리 층 애들도 그렇고 같이 도서관에서 공부하던 애들도 그렇고 조금은 보고 싶다. 이건 마치 민사에 있다가 방학 때 집에 오면 민사 애들이 그리운 것과 비슷한 이치라고 생각하면 된다.
특히 집에서 페이스북을 하다가 이런 사진을 보면 너무 웃겨서 견딜 수가 없다! Will이랑 Alex 뒤에서 creeping하고 있는 Lorraine. 아, 가끔(혹은 자주) 똘끼가 충만했던 우리 층 애들 보고 싶다. 내 방문만 나서면 항상 커먼룸에서 공부도 하고 수다도 떨고 별짓 다 하고 있던 애들. 그나마 Alex는 세인트루이스에 사니까 써머하는 동안 불러내서 같이 놀아야겠다.
그리고 나는 곧 예라가 아까 밑 포스팅에 댓글 단 대로, 예라 아주머니께서 사주시는 동래 파전을 먹으러 외출을 한다. 예라야 나만 먹는다구 너무 속상해 하지마! 나도 너랑 같이 먹고 싶어 흐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