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D FRIENDS - Lina Magic /
실험실에서 현미경을 쓴 날이면 손에서 항상 렌즈 닦는 종이 냄새가 난다. 나쁜 냄새는 아니고, 옛날 책 냄새 같기도 해서 오히려(적어도 나한테는) 좋은 냄새 쪽에 가깝긴 한데, 피곤하다.
오늘 아침 생화학 시간에 필기를 하는데 옆에서 벤이 뜬금없이, 그래서 너 대학원 갈거냐고 물었다. 어쩐지 곧바로 대답하지 못 했다. 뭐야? 수업 도중에 왜 그런 질문해, 너 지금 집중 안 하고 딴 생각하지? 그런데, 나는 무슨 생각을 하지. 무슨 생각이 많아서 이렇게 입이 무겁고 혀가 무겁지.
지난 주 금요일 오후에는 구름이 이렇게나 낮게 깔렸었다, 금방이라도 머리에 닿을 듯이. 정전기 나듯이 번개가 치길래, 우산이 없던 나는 버스정류장에서 담배를 피며 버스를 기다리던 진환이를 두고서 집으로 뛰어갔다. 하지만 몇 시간 후에는 그 구름들도 비 뿌리다 말고 다들 물러갔고, 토네이도 경보도 끝났고, 일 년에 한 번 있는 한국 애들 공연도 연기되었다가 잘 마쳤고, 난 인디애나 가는 버스에 몸을 싣고서 잠을 잤다. 구름이 지나가듯 주말이 지나갔다. 그렇게 다들 뭉게뭉게 왔다가 소리 없이 지난다. 이번 학기도 이 주가 채 남지 않았다.
오늘 아침 생화학 시간에 필기를 하는데 옆에서 벤이 뜬금없이, 그래서 너 대학원 갈거냐고 물었다. 어쩐지 곧바로 대답하지 못 했다. 뭐야? 수업 도중에 왜 그런 질문해, 너 지금 집중 안 하고 딴 생각하지? 그런데, 나는 무슨 생각을 하지. 무슨 생각이 많아서 이렇게 입이 무겁고 혀가 무겁지.
지난 주 금요일 오후에는 구름이 이렇게나 낮게 깔렸었다, 금방이라도 머리에 닿을 듯이. 정전기 나듯이 번개가 치길래, 우산이 없던 나는 버스정류장에서 담배를 피며 버스를 기다리던 진환이를 두고서 집으로 뛰어갔다. 하지만 몇 시간 후에는 그 구름들도 비 뿌리다 말고 다들 물러갔고, 토네이도 경보도 끝났고, 일 년에 한 번 있는 한국 애들 공연도 연기되었다가 잘 마쳤고, 난 인디애나 가는 버스에 몸을 싣고서 잠을 잤다. 구름이 지나가듯 주말이 지나갔다. 그렇게 다들 뭉게뭉게 왔다가 소리 없이 지난다. 이번 학기도 이 주가 채 남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