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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1

"Suddenly I realize that if I stepped out of my body I would break into blossom." -- From The Blessing by James Wright '아득히 먼 춤' (2016, 임세준 연출) 이야기 도중 갑자기 졸음이 쏟아졌다. 시간을 확인하려고 핸드폰을 봤더니 기계가 꺼져 있었다. 요즘 자꾸만 핸드폰 충전을 잊고, 핸드폰이 꺼지면 꺼지는대로 둔다. 충전기가 손에 잡히면 그제야 핸드폰 충전을 한다. 새벽 한 시였다. 막 뽑은 필름을 손에 들고 계단참에 마주 보고 서 있던 한 시간과, 맥주를 마시며 천천히 밥 먹은 두 시간까지 포함하면 총 일곱 시간을 얘기한 거였다. 어쩌다 이렇게 됐지? 믿을 수 없군. 너 때문이라며 서로 타박을 했다. 목이 아파서 기침을 했다. 애드빌을 먹었지만 버번도 마셨다. 나는 커피에 버번을 타서 먹고 싶다고 말했다. 그렇지만 커피가 없었다. 어차피 너무 늦었.. 더보기
"Sam closed his eyes, willing himself to unlearn object permanence." -- From Here I Am by Jonathan Safran Foer Mouchette (1967; dir. Robert Bresson) 막 집을 나서던 참이었던 것 같다. 너도 이메일 받았냐고, 한국에 있는 친구에게서 연락이 왔다. (네 말을 듣고 나서야 이메일 확인했지만) 받았지, 이 소식은 사실 며칠 전 들었지, 그렇지만 넌 페이스북이 없으니까 이제야 알았겠네. 어차피 넌 못 할 거잖아? 내가 그렇게 묻기도 전에 친구는 자기는 이거 하면 안 된다고 못 한다고, 잠시 망설이더니 이내 에라 몰라 나도 할래 상관 없어 신경 안 써, 했다. 그게 왠지 내가 기억하던 모습과 많이 닮아 있어서 좀 웃었다. 이름 같이 올라가겠네. 같이, 라는 단어에 다소 위안을 느끼며 그러겠네, 대답을 하고- 독립적인 세..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