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의 돛단배
금방이라도 몸살이 올 것처럼 발목이 시큰시큰 거릴
chloed
2010. 2. 16. 16:10
/ 검정치마 - 상아 /
금방이라도 몸살이 올 것처럼 발목이 시큰시큰 거릴 때는 지금처럼 전기 담요를 알맞게 데워 놓고 그 위에 앉아서 공부를 하면 아주 좋습니다. 아이팟이 검정치마 <201> 노래들을 제멋대로 재생하고 있는데 평소에는 그냥 저냥 아무 생각 없이 들었던 <상아> 가사가 오늘은 이상하게 또박또박 들린다. '아직 붉게 물든 머리로 나는 너의 말을 이해할 수가 없어 그냥 순수하게 받아들여줘 나는 한 손으로 갈겨 쓸 싸인조차 없어 콧노래를 부를 여유는 있어'
아침에 학교 가기 전 발코니에 나가 보니 밖에는 언제부터 왔는지 모를 눈이 엄청나게 쌓여 있었고 이쁘긴 이뻤지만 귀찮아져서 한숨이 나왔다. 지영 언니는 마침맞게 "exam cancelled?"라는 사심 가득한 문자를 보내 주셔서 나는 잠시나마 설레였었다("이 정도 눈으로 학교를 쉰다구?") 이번 겨울에 강원도에서 일하면서 부츠를 제대로 버려 버린 나는 운동화가 축축해진 채 돌아다니는 게 싫어서 할 수 없이 장화를 신고 버스를 타러 나갔다. 하루 종일, 눈이 오는 것도 같고 아닌 것도 같게 다소 신경쓰일 정도로만 조금씩 조금씩 흩날렸다.
PNP 수업 시간에 같이 토의하는 조에서 Teresa는 혼자 4학년이다. 요새 들어 지난 학기에 지원했던 대학원들에게서 소식들이 하나 둘 들려오는 모양인데 어떻게 된 건지 만날 때마다 새로운 곳에 합격했다는 낭보를 들려줘서 우리 같은 2학년 꼬꼬마들도 덩달아 즐겁고 설레이게 해 준다. 오늘도 목요일에 있을 시험 공부를 같이 하자고 도서관 카페에 다 모였는데 브라운에서 5년 장학금을 받게 됐다고 했다. 하지만 (이미 합격한) 버클리에서 조만간 장학금을 주겠다는 발표를 할 경우 뒤도 안 돌아보고 거기로 가고 싶은 모양. 학부 편입도 두 번씩이나 하고 그래서 남들에 비해 단점도 한가득 안고 있었던 모양인데 일이 어째 잘 풀려서 나는 지켜보는 입장으로써 부럽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하고 그랬다. 석박사 통합과정을 한다고 해서 끝나고 나면 당연히 연구나 교수 쪽을 하겠거니 했는데 language center 같은 곳을 차리고 싶다고 했다.
유연하게 생각하는 점이 부럽다고 생각했다. 나는 내가 어떤 판단을 하거나 선택을 하는 면에 있어서 꽤 유연한 편이라고 생각했는데 얼마 전 (잠깐이었지만) 감정의 기복이 심해지면서 꼭 그렇지는 않다는 걸 알았다. 나를 좀 더 흐름에 맡겨야 하겠다.
어쨌든 시험 하나가 끝났고, 시험 두 개가 남았다. 다음 주 시험은 다음 주에 생각한다.
아침에 학교 가기 전 발코니에 나가 보니 밖에는 언제부터 왔는지 모를 눈이 엄청나게 쌓여 있었고 이쁘긴 이뻤지만 귀찮아져서 한숨이 나왔다. 지영 언니는 마침맞게 "exam cancelled?"라는 사심 가득한 문자를 보내 주셔서 나는 잠시나마 설레였었다("이 정도 눈으로 학교를 쉰다구?") 이번 겨울에 강원도에서 일하면서 부츠를 제대로 버려 버린 나는 운동화가 축축해진 채 돌아다니는 게 싫어서 할 수 없이 장화를 신고 버스를 타러 나갔다. 하루 종일, 눈이 오는 것도 같고 아닌 것도 같게 다소 신경쓰일 정도로만 조금씩 조금씩 흩날렸다.
PNP 수업 시간에 같이 토의하는 조에서 Teresa는 혼자 4학년이다. 요새 들어 지난 학기에 지원했던 대학원들에게서 소식들이 하나 둘 들려오는 모양인데 어떻게 된 건지 만날 때마다 새로운 곳에 합격했다는 낭보를 들려줘서 우리 같은 2학년 꼬꼬마들도 덩달아 즐겁고 설레이게 해 준다. 오늘도 목요일에 있을 시험 공부를 같이 하자고 도서관 카페에 다 모였는데 브라운에서 5년 장학금을 받게 됐다고 했다. 하지만 (이미 합격한) 버클리에서 조만간 장학금을 주겠다는 발표를 할 경우 뒤도 안 돌아보고 거기로 가고 싶은 모양. 학부 편입도 두 번씩이나 하고 그래서 남들에 비해 단점도 한가득 안고 있었던 모양인데 일이 어째 잘 풀려서 나는 지켜보는 입장으로써 부럽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하고 그랬다. 석박사 통합과정을 한다고 해서 끝나고 나면 당연히 연구나 교수 쪽을 하겠거니 했는데 language center 같은 곳을 차리고 싶다고 했다.
유연하게 생각하는 점이 부럽다고 생각했다. 나는 내가 어떤 판단을 하거나 선택을 하는 면에 있어서 꽤 유연한 편이라고 생각했는데 얼마 전 (잠깐이었지만) 감정의 기복이 심해지면서 꼭 그렇지는 않다는 걸 알았다. 나를 좀 더 흐름에 맡겨야 하겠다.
어쨌든 시험 하나가 끝났고, 시험 두 개가 남았다. 다음 주 시험은 다음 주에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