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의 돛단배

바쁘고 힘든데 즐겁고 기쁘다 한층 긍정적인 마음으로

chloed 2009. 10. 9. 12:26

바쁘고 힘든데 즐겁고 기쁘다. 한층 긍정적인 마음으로 살고 있다 -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이유는 중요하지 않은 것 같다.

어제 물리 수업이 시작하기 몇 분 전에, 내 뒤에 앉은 신입생들이 전날 있었던 화학 시험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한 아이가 꽤 분노에 찬 목소리로 "It was the worst two hours in my life - ever."라고 힘주어 말했고 내 옆에 앉아 있던 (화학을 면제받은) 애가 약간 코웃음을 치면서 쟤네 오바하는 거 봐, 라고 했지만 나중에 들어보니 화학 시험 평균은 작년 내가 봤던 시험 평균보다 20점 넘게나 낮은 31점이라고 했다. 글쎄. 교수님들이 이번에 문제를 만드실 때 평소보다 조금 더 힘 좀 주신 모양이다. 어쨌거나 welcome to WashU. 그래도 커브가 있으니까 A 받을 애들은 A를 받고 B 받을 애들은 B를 받겠거니. 그래도 애들이 너무 주눅 들지는 않았으면 좋겠다.

방금 거실에서 텔레비전으로 보스턴 대 엘에이 플레이오프를 보고 있던 Molly가 "Shit!!!!!!!!"이라고 소리를 질렀다. 보스턴이 실점한 모양. 전에 사람들끼리 Wheeler에 모여서 노트북으로 롯데 대 두산 준플을 볼 때 롯데가 실점하면 좋아하던 자원이 옆에서 나랑 기호 오빠랑 진수랑 발악하며 슬퍼하던 게 어제 같은데.

아까 전부터 카페인 하이 상태라 글이 두서가 없다. 그리고 지금 자꾸만 사랑스러운 기분이 든다! 바이오 공부를 하면서 사랑스러운 기분이 드는 건 뭐지? 언제나처럼 카페인이 문제다. 그래도 당장 큰 시험이 없어서 일주일 정도는 잠이 오면 그냥 잤지 일부러 커피를 마시지는 않았는데(덕분에 참 많이 잤지), 어제 Paul이 노트 빌려주는 대가로 커피를 진하게 끓여 준 이후로 난 다시 카페인의 세계로...

그런데, 요새 발견한 사실인데 자꾸만 화요일과 목요일마다 비가 온다. 그것도 참 짓궂게 온다. 그 덕에 바지 끝자락과 신발을 너무 여러 번 버려서, 화요일에 화가 잔뜩 난 상태로 인터넷에서 장화를 주문했는데 하루 만에 도착해서 오늘은 장화를 신고 씩씩하게 심리학 수업에 갈 수 있었다. 비가 왔는데도 발이 젖지 않는다는 사실이 감격스러워서 내가 대단한 사람이라도 된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그래도 내일은 날씨가 좋아야 될텐데. 박해랑 수화가 세인트루이스에 온단 말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