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의 돛단배

하늘이 나를 버렸다는 증거가 바로 여기에 있다.

chloed 2009. 4. 20. 05:57


하늘이 나를 버렸다는 증거가 바로 여기에 있다.

우선 이건 다음 학기 시간표:



코스 등록 시간이 신입생 평균보다 약간 늦게 나와서 원하는 물리, 생물 랩 시간에 못 들어갈까봐 새벽부터 노심초사하며 기다린 결과 한국인 긍지의 광클로 인해 결국 생각하고 있던 코스를 모두 등록할 수 있었다. 물리랑 생물 중간고사가 언제 있는지까지 파악하며 만든, 점심 시간까지 (겨우겨우) 확보한 괜찮은 시간표다.

Biol 2970: 지금 듣고 있는 Biol 2960에 이은 과목인데 생물 전공이니까 별 수 없이 들어야 한다. 소위 Bio 2라고 부른다. 랩 섹션은 I. 그런데 교수님 중 한 분이 지루하기로 유명한 Hafer 교수님인데... 음.
Physics 117A: 솔직히 정말 듣기 싫지만 생물 전공하려면 들어야 한다. 117A는 내용은 조금 덜 어려운 대신 문제 푸는 것 따위가 더티하다고 들었고 197은 내용은 좀 더 어려운 대신에 개념에 치중한 문제들이 많아서 오히려 수월할 수도 있다고 애들이 말해줬는데 197이 일찌감치 다 차버리는 바람에 나는 뭐 선택의 여지도 없이 117A을 등록했다. 나는 프리메드도 아닌데... 교수님도 구리다고 하니까 나는 죽었다. 꺄호.
Japan 103D: 기초 일본어다. Language & Arts 필수 과목 때문에 뭘 들을까 하다가 결국에는 조금이라도 더 편하고 친숙하게 느껴지는 일본어를 선택했다. 그런데 썹섹션까지 생각하면 일주일에 일본어 수업만 7시간이다. 잘 해야 할텐데.
Psych 330: 애초에 듣고 싶었던 PNP200이 다시 한 번 다 차버리는 바람에 심리학 한 과목을 듣기로 하고 찾아 본 결과 Sensation & Perception이 들을만 한 것 같아서 등록했다. 생물이랑 관련도 있으니까 나중에 여러모로 쓸모있을 것 같다.
Film 322: 원래는 위의 네 과목만 들으려고 했는데 예전부터 듣고 싶었던 Contemporary East Asian Cinema 과목이 이번 학기에 열려서 일단 아무 생각없이 신청했다. 그런데 이 코스가 원래는 아시아 쪽 영화를 전반적으로 다루는 건데 이번에는 Taiwanese New Wave라는 부제(?)가 붙어서 들어보고 계속 들을지 말지 생각해보기로 했다. 1. 순전히 내 흥미 때문에 듣고 싶어서 2. 그리고 Cultural Diversity 필수 과목 하나를 채우려고 듣는거라 P/F로 갈 것 같다.

문제는 시간표가 아니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시간표는 많이 만족하는 편이다. (물론 바이오 랩을 조금 더 이른 걸로 했으면 더 좋았을 뻔 했지만.) 그런데 내가 방금 기말고사 시간표를 확인하면서 신이 날 버리셨다는 걸 체감했다.

 Biol 2970 Friday December 11, 2009 10:30 AM - 12:30 PM
 Japan 103D Friday December 11, 2009 1:00 PM - 3:00 PM
 Film 322 Friday December 11, 2009 6:00 PM - 8:00 PM
 Psych 330 Tuesday December 15, 2009 1:00 PM - 3:00 PM
 Physics 117A Tuesday December 15, 2009 3:30 PM - 5:30 PM


ㅋㅋ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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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참나 블로그에서 키읔키읔도 쳐 보고. 어떻게 기말고사를 저렇게 예술적으로 몰아주실 수 있을까? 그래도 밥은 먹으라고 30분 남겨주신 마음이 참 감사하다. 나는 그저 웃음만 날 뿐이고 목요일에 있는 바이오 시험이나 새빠지게 공부해야겠다는 생각만 할 뿐이고 눈물이 날 뿐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