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uld you pray for us, we know he loves you the best,"
원래는 엄마 아빠께 보여 드리려고 방 사진을 찍었는데 여기에도 올린다. 오늘이 노동절이라 좀 길게 쉬어서 방 청소를 오래 하고 게을러서 석 달 동안 붙히지 않았던 사진들도 꺼내 문과 벽에 붙였다. 그런데 역시 게을러서 그 사진들을 전부 붙이지는 못하고 절반 정도만 띄엄띄엄 붙였다.
방문 바깥쪽에 붙힌 건 아주 예전에 산 아주 큰 엽서,
문을 열면 책상과 의자와 서랍과 책꽂이와 러그와 아직 못 비운 쓰레기통이 보이고,
내가 방에서의 생활을 팔 할 정도 해결하는 침대, 그 옆에는 옷과 각종 의약품을 담은 서랍장,
천장에 등이 없어 방의 주요한 광원인 스탠드와 대학 다닐 때 썼던 각종 교과서와 자료들을 꽂은 책꽂이,
붙박이장, 이게 전부다. 큰 방은 아니지만 작은 방도 아니어서 아늑하다.
책꽂이 위에는 평소 쓰는 화장품과 그 위 벽에는 목걸이, 오른쪽의 붙박이장은 꽤 넓어 안 쓰는 물건들도 넣어 뒀고,
이런저런 사진들,
책 읽을 때 기대면 편한 bed buddy, 오른쪽 하단에는 천으로 가린 카시오톤과 지갑, 머리끈 등을 담는 상자,
동생이 준 곰인형 두 개와 지영 언니가 준 이불, 관우가 준 쿠션, 그리고 베개와 베개,
맨 위에는 한국 책들, 그 밑에는 영어 책들, 그 아래에는 CD와 아직 못 돌려준 빌린 책들,
책꽂이 위에는 램프와 사용하지 않는 프린터와 읽지 못한 논문들, 다녀왔던 공연 표들이 전리품처럼 벽에,
작년 여름 혜빈이와 두준이가 놀러 왔다가 조립해준 책상 위에는 10초마다 화면이 바뀌는 노트북, 그 외 필기구들,
이 정도인 것이다. 청소하면서 나는 가을을 맞는다는 생각에 마음이 조금은 경건해졌다. 간절기라는 명목하에 계획을 여럿 세웠는데 그중 하나는 적어도 밤 열두 시 정도에는 잠자리에 들고 적어도 오전 일곱 시 정도에는 일어나자는 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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