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blow your smoke in my face, that means you want me,"
다들 뭔가를 규명하고 싶어서 안달이 났다. 나는 그런 집단적인 강박이 초라하게 예뻐 보여서 눈물이 났다.
해가 지는 시간이 점점 빨라지고 있다.
Purity Ring이 무대에 오르길 기다리면서 펌킨 에일을 마셨다. 옆에서 내가 사준 IPA를 마시고 있던 친구가 사람들의 웅성거림을 뚫고 나를 향해, 생각해봤는데, 너랑은 그냥 같이 시간 보내기 참 쉬워easy to chill with, 라고 소리쳤다. 며칠 전 나는 그 친구가 사용한 똑같은 문구로 그 친구를 남에게 설명한 적이 있었다. 그 생각이 들자 직면한 상황이 신기해져서 나는 싱글벙글 웃고 있는 친구를 새삼 쳐다봤다. 그건 우리가 생일이 비슷하기 때문이야, 그러면 성격도 비슷하거든. 그런 게 어딨어, 또 무슨 한국 미신이야? 아니면 네가 지어낸 거야? 뭐든 간에 어차피 아무 상관 없지 않느냐고, 대답하기도 전에 공연이 시작되었고 사람들이 환호성을 질렀다. 좁은 무대가 색색의 불빛으로 환했다.
이틀 동안 방 안을 아주 환하게 밝히고 잤다. 일부러 그런 건 아니고 불을 끌 틈도 없이 잠에 빠져서다. 그 탓인지 이틀씩이나 묵시록적인 꿈 몇 개를 연달아 꿨다. 사방에서 엄청난 물이 쏟아지는 그런 꿈이었다. 언짢게 잠에서 깬 직후의 나는 꿈속에서 표류하고 있던 나보다 덜 침착했다. 몇 초 동안 어리둥절한 상태로 내 주변의 침대를 만지면서 놀란 심호흡을 하다가도 낡은 에어컨이 돌아가는 소리를 듣는 순간 내가 뭍에 있다는 걸 깨닫게 되어 버려서, 그 허우적거림이 그렇게 우스웠다. 오늘 오후 일하던 도중 허리케인이 북상하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 주말 정도에는 그 허리케인의 잔여로 인해 심한 비바람이 있겠다며. 뉴스 기사에 의하면 그건 가뭄으로 지쳐하던 이 주(州)에게 좋은 소식이라고 한다. 그러고보니 우산을 들고 출근한 적이 석 달 동안 단 한 번도 없었다.
죄를 지을 때마다 나는 기분이 좋았다. 그리고 날마다 가늘게 아팠다.
사실 별로 원대한 걸 하진 않았다.
+ farah - gay boy (instrumenta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