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의 돛단배

머리를 생각보다 짧게 잘랐다 나쁘지 않다 목

chloed 2012. 1. 16. 00:20


/ Keith Canisius - Far From /


머리를 생각보다 짧게 잘랐다. 나쁘지 않다. 목 주변이 추울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머리는 어차피 빨리 자란다. 언젠가는 앞머리를 다시 내고 뒷머리는 아주 짧게 커트해서 탈색을 해보고 싶은데 그러면 안 어울릴 건 둘째치고 호적이 파일까?

이렇게나 따뜻한 부산에서 사람들은 자기 몸집만한 패딩을 입고 다닌다. 다들 몸이 차가운 건지. 며칠 일찍 출국한 후배가 세인트루이스의 기온이 하루만에 화씨 55도에서 1도로 내려갔다고 페이스북에 썼다. 어떤 옷을 입고 비행기에서 내려야 할지 가늠할 수 없다. 언제 부산에 돌아올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물이 있고 산이 있는 아름다운 나의 도시, 다음에 귀국할 때에는 또 다른 것들이 달라져 있겠지. 대학원은 꼭 물이 있는 곳으로 가야지. 이번 방학처럼 떠나기 싫은 적도 없었다. 이유는 모르겠다. 그러나 일단 마지막 학기가 시작하고 나면 나는 순간마다 부산을 잊을 것이며 비행기를 타기 싫은 마음에 여기를 조금은 덜 그리워할 거다(나이 한 살 더 먹는 걸 억지로 어떻게 정의내려 보자면 내가 먼저 밀물처럼 그리워해도 내가 먼저 연락을 취하지는 않는 일일까). 자야겠다. 내일은 시간을 거슬러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