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의 돛단배
월요일 밤부터 몸살기가 있었는데 어제 정신을 잃고
chloed
2011. 9. 29. 15:03
/ 피터팬 컴플렉스 - 자꾸만 눈이 마주쳐 /
월요일 밤부터 몸살기가 있었는데, 어제 정신을 잃고 잤더니 좀 나았다. 오늘 낮에 수업을 마치고 집에서 몇 시간 더 잤더니 지금은 정말 다 나은 기분이 되었다. 다만 너무 많이 자서 두통이 약간 있는 정도.
몸이 아프다보니 아무래도 국물이 있는 음식 생각이 간절했다. 이건 거의 본능이다. 집에는 인스턴트 미역국과 육개장 뿐이었다. 라면도 있지만 그건 이미 어제 먹었다. 고민하다 집 앞에서 돼지고기 쌀국수를 사먹었다. MSG가 안 들어갔는지 심심하게 깔끔했다. 이게 아마도, 여기서 내가 할 수 있는 최고의 몸보신. 혼자 절반 정도 먹고 있을 때 성우가 와서 같이 저녁을 먹었다. 성우는 빨리 먹는다. 성우는 작업을 하러 스튜디오로 돌아가고 나는 수업 스크리닝에 갔다. 하나 그리고 둘一一을 보았다. 비정성시悲情城市에 이은 이번 학기 두 번째 대만영화. 아주 좋았다. 최근에야 배우게 되었지만, 대만의 역사는 슬프다. 그래서인지 만져지는 어떤 동질감.
몸이 아프다보니 아무래도 국물이 있는 음식 생각이 간절했다. 이건 거의 본능이다. 집에는 인스턴트 미역국과 육개장 뿐이었다. 라면도 있지만 그건 이미 어제 먹었다. 고민하다 집 앞에서 돼지고기 쌀국수를 사먹었다. MSG가 안 들어갔는지 심심하게 깔끔했다. 이게 아마도, 여기서 내가 할 수 있는 최고의 몸보신. 혼자 절반 정도 먹고 있을 때 성우가 와서 같이 저녁을 먹었다. 성우는 빨리 먹는다. 성우는 작업을 하러 스튜디오로 돌아가고 나는 수업 스크리닝에 갔다. 하나 그리고 둘一一을 보았다. 비정성시悲情城市에 이은 이번 학기 두 번째 대만영화. 아주 좋았다. 최근에야 배우게 되었지만, 대만의 역사는 슬프다. 그래서인지 만져지는 어떤 동질감.
이제까지 콩트를 네 개 정도 제출했는데 아직 하나도 돌려받지 못했다. 평가받고 싶은데, 강사님이 자꾸만 이유를 댄다. 그는 중국계로 보이지만 이름과 성은 아주 미국스럽다. 어긋난 듯한 느낌. 심지어 이름 철자가 틀렸잖아, 라고 Phil이 말했다. 내일은 과연 하나라도 돌려받게 될까. 프로젝트 초록 마감이 이번 주 금요일이다. 하지만 수정기간이 일주일 있다. 몇 주 후에 있을 심포지엄 포스터를 만들기 시작해야 한다. 귀찮다. 어제 친 약물학Drugs, Brain, and Behavior 시험에서 실수를 좀 한 것 같다. 괜찮다. 좀 전에 진화유전학Evolutionary Genetics 숙제를 이메일로 통보받았다. 이 수업은 재미가 없다.
잠옷 바지를 사야 한다. 격식 차릴 자리들을 생각해서 블레이저도 하나 살까 고민 중이다. 우리는 잠시 움직이지 않았다. 전화가 오고, 손가락을 입에 대며 조용히 하라는 눈짓. 깊게 생각하지 말라고, 차라리 귀여운 거라고. 나는 이렇다할 어른은 아니지만 아이 취급에 익숙한 것도 아니다. 공기가 담백해질 무렵 자리를 떴다. 문을 열기까지의 기다림이 고마운데, 한 번도 고맙다고 말하지 못했다. 간절기다. 아픔을 묵묵히 생색내는 사람들. 환절기이기도 하다. 너는 아마도 머리를 내려놓고 싶을 것이다. 내가 추궁한다면, 어떤 표정으로 답할지. 나이가 들어보이는 날들이다. 손을 잡으면 화를 낼까 싶다가도, 왜 너만 하고 싶은 대로야? 어제와 오늘은 커피를 마시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