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의 돛단배

비가 오고 땅이 얼어서 학교가 갑자기 오후

chloed 2011. 2. 1. 06:53



/ 가을 방학 - 가끔 미치도록 네가 안고 싶어질 때가 있어 /


비가 오고 땅이 얼어서 학교가 갑자기 오후 세 시부터 쉬기 시작했다, 의대만 제외하고. 이런 날씨에도 수업을 하는 것이 의대의 불굴의 의지인가? 내일은 눈이 10인치 온다는데 퀴즈 있는 세포생물학 수업이 취소될지도 몰라. 오후 두 시까지 수업이 있었던 나는 원래 바로 랩에서 일하려고 했는데 가서 인사만 하고 집으로 왔다. 집에 가는 길에 비가 얼어서 내렸고 계단이며 계단 손잡이며 모든 것이 얼어있었다. 전부 다 삐죽삐죽 얼음투성이.
난 아이슬란드에 꼭 가고 싶었고 지금도 가고 싶은데 그곳 날씨가 이럴까? 아이슬란드 생각을 하면 사실 이건 그렇게 끔찍한 날씨는 아닌데도 나는 자꾸만 지구가 멸망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했고. 예전에 알던 부산 살던 어떤 블로거는 몇 년 전 3월 말? 4월 초? 그 즈음 부산에 눈이 왔을 때 지구가 멸망할 징조라며 유언장을 썼더랬다. 하지만 지구는 결국 멸망하지 않아서 그 블로거는 무사히 졸업을 했고 아마 이번에도 지구는 쉽사리 멸망하지 않아(혹은 멸망하지 못해) 나 또한 내년에 졸업을 하겠지만, 언젠가는.

얼마 전 상철이가 우리 윗층으로 이사했는데, 가재도구가 없어서인지 늘 우리 집에서 밥을 먹을 기회를 엿본다. 방금도 말 걸어서 저녁 뭐 먹을거냐고. 라면 끓여먹기로 했다. 라면에 계란이랑 만두 넣어 끓이고 무말랭이랑 같이 먹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