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의 돛단배

서울과 강원도에 다녀온 뒤로는 정말 오랜만에 미용실에도

chloed 2011. 1. 14. 14:15


/ 재주소년 - 이분단 셋째줄 /


 
서울과 강원도에 다녀온 뒤로는 정말 오랜만에 미용실에도 다녀오고 생필품 등등을 사러 돌아다니기도 했다. 오래 못 봤던 부산 친구들도 만났는데, 이게 이제 우리들이 나이가 좀 들고 만나니 어릴 때 알았던 친구들과 술을 마시면서 얼굴을 마주하는 게 생경하기도 하다. 잔을 부딪칠 때마다 아, 우리가 나이가 좀 들긴 들었구나, 하는 생각이 드는거다. 하긴, 이제 우리들은 스물 셋인데... 술집에 가면 더 이상 민증 검사도 안 하고. (이번에 한국에서 술 먹는 내내 민증 검사가 없어서 슬퍼했더니 선화가 이제 민증 검사를 하면 나이에 안 맞게 찌질해 보이기 때문인 것 같다는 말한 덕에, 그 말도 틀린 건 아닌 것 같아서 마음 놓기로 했다.) 엄마가 집에 언제 들어오냐고 아홉 시부터 전화거실 때만 빼면 내가 진짜 나이를 좀 먹었네, 하는 생각이 든다. 그나저나 요새 동래역 근처에 먹고 마시고 할 곳들이 많이 생겨서 친구들 만날 때 멀리 안 나가도 되니까 너무 편하다.

진짜 이틀 정도만 있으면 다시 미국으로 가는데 요 며칠 열심히 돌아다녀서 그런지, 아직 마음의 준비가 안 된 것 같기도 하고. 가면 또 자의적으로나 타의적으로나 마음의 준비를 저절로 하게 되겠지만. 방학이 끝날 때마다 드는 생각이지만, 학교로 빨리 돌아가고 싶은 마음 절반, 집에서 일주일 더 놀고 싶은 마음 절반이다. 세인트루이스가 너무 많이 춥지만 않았으면 좋겠다는 마음도 있다. 엄마가 부산도 춥다 춥다 하시는데 시원할 뿐이다.

지금 쿡티비로 루시드폴과 장기하가 나오는 놀러와를 보고 있는데 재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