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의 돛단배
Alex가 우리 랩에 처음 왔던 날을 기억한다
chloed
2010. 7. 29. 15:17
/ Autolux - Transit Transit /
Alex가 우리 랩에 처음 왔던 날을 기억한다. 나는 Alex가 오기 몇 주 전부터, 이번에 막 고등학교를 졸업한 어떤 세인트루이스 애가 곧 일하러 온다는 걸 교수님에게 들어 알고 있었다. 그리고 Alex가 일을 시작하던 날 아침, 나는 온실에 들렀다가 랩으로 돌아가면서 랩 건물 밖 벤치 옆에 Alex가 뻘쭘하게 서 있는 걸 보자마자 걔가 새로 일하러 온 (어린)애라는 걸 직감했다. 내 예상은 맞았고, 첫 며칠간 Alex는 참 말없이 자기 할 일을 하고 항상 몇 시간 일찍 랩을 떠났다.
Phil이야 처음 보는 사람들한테도 마치 서로 십 년은 안 것처럼 말할 수 있는 재주가 있지만 나는 별로 그렇지 않아서, 낯을 가리는 건지 아니면 그냥 분위기 파악하느라 말주변이 없어진 건지 모르겠는 Alex를 데리고 다니며 이것저것 말도 붙이고 하느라 사실 조금 고생했다. 그런데 나랑 Phil이 함께 점심 먹을 때 Alex에게도 같이 먹자고 한 이후로 Alex가 긴장을 풀기 시작했다. Alex는 알고보니, 좀 많이 범생이같이 생기긴 했어도(그러니까 예일에 합격했겠지만) 참 착하고 진솔하고 담백한 애였다.
어제부터 그렇게 스시가 먹고 싶길래 오늘은 그 스시에 대한 갈망을 못 참아, 결국 일을 마치고 Phil이랑 Drunken Fish에 갔다. 저녁을 먹으면서 Phil이랑 Alex 얘기를 좀 오래 하게 됐는데, 결론은 나랑 Phil이, 특히 Phil이 Alex에게 아주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거. 일단 우리가 랩에서 트는 음악 때문에 Alex의 음악 취향이 완전 바껴버렸고, 대학 수업이 어떤지에 대해서도 여러가지 주워듣고, 그냥 대학에 대한 전반적인 지식이 늘어난 것 같다.
내가 제3자의 입장으로 지켜볼 수 있기 때문에 하는 말이지만 Alex는 Phil이 하는 모든 활동들을 좋아하고 멋지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Phil이 춤춘다는 걸 안 이후로는 며칠 동안 비보이 무브를 가르쳐달라고 하질 않나, 기타 얘기 테니스 얘기로 신나하지 않나. 게다가 얼마 전 로스쿨에서 점심 먹는데 갑자기 태풍이 와서 랩으로 돌아가지 못 하는 바람에 한 시간 동안 옷에 대해 수다를 떤 이후로, 요새는 둘이 옷에 대한 이야기 삼매경에 빠져있다. 이거 완전, 대학 간 큰 형을 약간 우러러보는 남동생의 모습이나 다름없다! Phil이 이것저것 이야기하면 Alex가 우와우와 하는데 둘이 참 귀엽다.
비록 Oscar Wilde는 "There's no such thing as a good influence."라고 했다지만 Phil이랑 내가 Alex에게 미치는 영향(?)이 아주 나쁜 것 같지는 않다. 우리가 알려준 음악들로 Alex는 대학 예비친구들에게 얼마 간의 인기를 얻고 있고(놀랍다!) 우리가 밥이랑 반찬 등등의 점심 도시락을 싸오는 걸 보고 영감을 받아서 자기도 샌드위치에서 벗어난 여러가지 요리도 시도해 봤다고 했다. 시간이 좀 더 지나면, 좋게 말하면 얌전하고 나쁘게 말하면 지루한 옷차림에서 벗어나 Phil처럼 꽤 센스있는 옷을 입을 수도 있게 되겠지...
Phil이 오늘 저녁 먹고 돌아오는 길에 하는 말이, Alex가 대학 가면 은근히 보고 싶을 것 같다며 떠나기 전에 대학 축하 선물을 마련해주자고 했다. 선물로 뭐가 좋을지 또 한참 얘기했는데 결론은 못 내렸다. 뭔가 Alex가 Phil이 하는 것 중에 멋있다고 생각하는 것과 관련된 걸 선물해주면 좋겠지만 난 아직 걔가 하이탑 신은 것조차 상상이 되지 않기 때문에 선물 선택은 일단 미뤄둔다.
Phil이야 처음 보는 사람들한테도 마치 서로 십 년은 안 것처럼 말할 수 있는 재주가 있지만 나는 별로 그렇지 않아서, 낯을 가리는 건지 아니면 그냥 분위기 파악하느라 말주변이 없어진 건지 모르겠는 Alex를 데리고 다니며 이것저것 말도 붙이고 하느라 사실 조금 고생했다. 그런데 나랑 Phil이 함께 점심 먹을 때 Alex에게도 같이 먹자고 한 이후로 Alex가 긴장을 풀기 시작했다. Alex는 알고보니, 좀 많이 범생이같이 생기긴 했어도(그러니까 예일에 합격했겠지만) 참 착하고 진솔하고 담백한 애였다.
어제부터 그렇게 스시가 먹고 싶길래 오늘은 그 스시에 대한 갈망을 못 참아, 결국 일을 마치고 Phil이랑 Drunken Fish에 갔다. 저녁을 먹으면서 Phil이랑 Alex 얘기를 좀 오래 하게 됐는데, 결론은 나랑 Phil이, 특히 Phil이 Alex에게 아주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거. 일단 우리가 랩에서 트는 음악 때문에 Alex의 음악 취향이 완전 바껴버렸고, 대학 수업이 어떤지에 대해서도 여러가지 주워듣고, 그냥 대학에 대한 전반적인 지식이 늘어난 것 같다.
내가 제3자의 입장으로 지켜볼 수 있기 때문에 하는 말이지만 Alex는 Phil이 하는 모든 활동들을 좋아하고 멋지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Phil이 춤춘다는 걸 안 이후로는 며칠 동안 비보이 무브를 가르쳐달라고 하질 않나, 기타 얘기 테니스 얘기로 신나하지 않나. 게다가 얼마 전 로스쿨에서 점심 먹는데 갑자기 태풍이 와서 랩으로 돌아가지 못 하는 바람에 한 시간 동안 옷에 대해 수다를 떤 이후로, 요새는 둘이 옷에 대한 이야기 삼매경에 빠져있다. 이거 완전, 대학 간 큰 형을 약간 우러러보는 남동생의 모습이나 다름없다! Phil이 이것저것 이야기하면 Alex가 우와우와 하는데 둘이 참 귀엽다.
비록 Oscar Wilde는 "There's no such thing as a good influence."라고 했다지만 Phil이랑 내가 Alex에게 미치는 영향(?)이 아주 나쁜 것 같지는 않다. 우리가 알려준 음악들로 Alex는 대학 예비친구들에게 얼마 간의 인기를 얻고 있고(놀랍다!) 우리가 밥이랑 반찬 등등의 점심 도시락을 싸오는 걸 보고 영감을 받아서 자기도 샌드위치에서 벗어난 여러가지 요리도 시도해 봤다고 했다. 시간이 좀 더 지나면, 좋게 말하면 얌전하고 나쁘게 말하면 지루한 옷차림에서 벗어나 Phil처럼 꽤 센스있는 옷을 입을 수도 있게 되겠지...
Phil이 오늘 저녁 먹고 돌아오는 길에 하는 말이, Alex가 대학 가면 은근히 보고 싶을 것 같다며 떠나기 전에 대학 축하 선물을 마련해주자고 했다. 선물로 뭐가 좋을지 또 한참 얘기했는데 결론은 못 내렸다. 뭔가 Alex가 Phil이 하는 것 중에 멋있다고 생각하는 것과 관련된 걸 선물해주면 좋겠지만 난 아직 걔가 하이탑 신은 것조차 상상이 되지 않기 때문에 선물 선택은 일단 미뤄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