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가 취임했다. 바이오 랩 매뉴얼을 사러 북스토어에 갔을 때 곳곳에는 성조기와 빨강 하양 파랑 풍선이 달려있었고 사람들이 그룹을 지어 텔레비전으로 취임식 현장을 보고 있었다. 철학 교수님은 취임식장에서 나온 연설의 한 구절을 공리주의(Utilitarianism)와 연관지어 설명하셨다. 예진이는 북스토어에서 계산해 주시는 흑인 할머니와 백인 여자가 취임식을 보면서 우는 걸 봤고, 발달심리학 교수님이 티비로 취임식을 힐끔힐끔 보면서 강의를 하고는 미안하지만 이런 중요한 순간을 놓칠 수 없었다고 말했다고 한다. 방금 저녁을 먹으면서 본 뉴스에서는 제 44대 미합중국 대통령이 검은 손을 흔들며 나오자 수만 명의 사람들이 일제히 그의 이름을 연호했다.
삶이 이렇게 꿈과 희망으로 가득하면 좋겠지만 오바마는 말만 번지르르하게 하는 사람 같다고 매케인을 지지했던 캔터키 출신 내 룸메 Kristen은 오늘 하루 종일 기분이 좋지 않을 것이고 우리 나라 정부도 이래저래 바쁠 것이며 다우 지수 또한 보란듯이 짜잔- 하고는 급락했다. 앞으로 일이 어떻게 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우리가 "바뀔 수 없는 미래"나 "예측할 수 없는 미래"에 대해서 할 수 있는 건 그다지 많지 않다. 그러니 우리는 그저 매 순간을 충실하게 - 최선의 길을 택하여 - 살면 된다.
갑자기 든 생각이지만, 그러고보니 MLK Day 다음날 첫 흑인 대통령 취임식. 그럴싸하다?
어젯밤에는 긴 주말의 끝자락에 있어서였는지 기분이 별로였다. (그리고 나는 지금 어떤 문장을 입력해서 완성했다가 지웠다.) 조금 후 농구 게임을 하러 가야하고 끝나면 사물놀이 연습을 하러 가야한다. 끝나면 샤워를 하고 지하실로 내려가서 세탁을 하고 리딩을 좀 하다가 자러 가야지. 오늘도 Kristen보다 일찍 잠들기는 글렀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