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조금씩, 조금씩 울컥할 때가 있는 것이다. 문득, 세상이 날 미워하는 것이 확실하다는 생각이 들 때. 등이 아플 때. 안아달라고 말을 해야만 안아줄 때. 한 시간 동안 이메일을 다섯 번도 넘게 쓰고, 추위에 손이 곱아 사람을 찾아 돌아다니고, 잠긴 목에 뜨거운 물을 붓다가 혀를 데고, 침실 창문틀에 죽은 벌레가 있는 걸 보았을 때. 이쯤 되면 세상이 뭔가 잘못 돌고 있음을 인지하는 것이다. 마치 어린아이가 친부모에게서, 너 사실 주워온 애라는 농담을 듣는 것과 같은. 그렇게 이불 속에 뜨끈하게 웅크릴 것만 같은 기분이 계절처럼 오고 간다는 것. 그것은 다시 말하면, 부자연스럽지 않다는 이야기다.
어떤 후배 이야기: 어제 아침 잡담 도중, 자기 눈물 구멍에 눈썹이 하나 박혀 거울을 들여다보느라 고생했다고 했다. 나는 커피로 수혈을 하다 의문을 표했다. 거울로 눈물 구멍이 보여? 네! 거짓말이지. 아닌데... 눈물 구멍 꽤 커요, 선배. 그런 말을 듣고, 거울을 들고 눈물 구멍을 보려고 해보았다. 어느 틈이 송글송글하다는 건지, 알 수 없었다.
그러니까, 그러다가, 그렇게 후배와 헤어지고 카페 위 도서관으로 올라갔을 때. 뜻도 모르겠는 공식들을 노트 위에 여러 번 써보면서 역시, 지금이라도 당장 아무나와 결혼하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했을 때. 이렇게 말하면 그는 나를 어린애보듯 보곤 한다 그 격차가 이따금, 견딜 수 없음을 결혼을 어떤 류의 탈출로 생각하는 내 자신이 한심해질 무렵 친구에게서 나 이제 혼자야, 라는 말을 들었을 때. 그 군더더기 없음에 갑자기 눈물이 날 뻔 했을 때. 그때는 적막이 배가 되었다. 다만 그건 애인과 헤어진 그의 마음이 얼마나 적적할까를 상상했기 때문이 아니라, 시와무지개의 앨범 제목처럼 결국 우리 모두는 혼자, 임을 다시 한 번 학습했기 때문에.
하루가 한 달처럼 길지만 그 두꺼운 시간을 견디며 나는 어떻게 아직도 살아있고, 살아가고 있고, 따라서 어떤 모양으로든 존재하고 있다. 이 모든 사실이 실은 내가 모르는 형태의 은총임을 감지할 것. 앞으로 서른여섯 시간.
어떤 후배 이야기: 어제 아침 잡담 도중, 자기 눈물 구멍에 눈썹이 하나 박혀 거울을 들여다보느라 고생했다고 했다. 나는 커피로 수혈을 하다 의문을 표했다. 거울로 눈물 구멍이 보여? 네! 거짓말이지. 아닌데... 눈물 구멍 꽤 커요, 선배. 그런 말을 듣고, 거울을 들고 눈물 구멍을 보려고 해보았다. 어느 틈이 송글송글하다는 건지, 알 수 없었다.
그러니까, 그러다가, 그렇게 후배와 헤어지고 카페 위 도서관으로 올라갔을 때. 뜻도 모르겠는 공식들을 노트 위에 여러 번 써보면서 역시, 지금이라도 당장 아무나와 결혼하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했을 때. 이렇게 말하면 그는 나를 어린애보듯 보곤 한다 그 격차가 이따금, 견딜 수 없음을 결혼을 어떤 류의 탈출로 생각하는 내 자신이 한심해질 무렵 친구에게서 나 이제 혼자야, 라는 말을 들었을 때. 그 군더더기 없음에 갑자기 눈물이 날 뻔 했을 때. 그때는 적막이 배가 되었다. 다만 그건 애인과 헤어진 그의 마음이 얼마나 적적할까를 상상했기 때문이 아니라, 시와무지개의 앨범 제목처럼 결국 우리 모두는 혼자, 임을 다시 한 번 학습했기 때문에.
하루가 한 달처럼 길지만 그 두꺼운 시간을 견디며 나는 어떻게 아직도 살아있고, 살아가고 있고, 따라서 어떤 모양으로든 존재하고 있다. 이 모든 사실이 실은 내가 모르는 형태의 은총임을 감지할 것. 앞으로 서른여섯 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