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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의 돛단배

Friendly Fires의 Paris를 들으면 노래 제목은 유럽의




/ Friendly Fires - Paris /



Friendly Fires의 Paris를 들으면, 노래 제목은 유럽의 한 도시이지만 난 꼭 웃기게도 횡성이 생각난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기숙사 올라가는, 혹은 기숙사에서 학교로 내려갈 수 있는 그 언덕길이 반사적으로 떠오른다. 시간대는 꼭 밤이어야 하고 횡성에서만 볼 수 있는 별 가득한 밤하늘이 위에 펼쳐져 있어야한다. 그 언덕길을 왔다갔다 차는 없어야 하되 멀리 고속도로 위를 지나가는 차는 괜찮고 사방에서 희미하게 벌레소리도 좀 나야한다. 그러면 이 노래가 배경음악처럼 울리고 보컬이 노래하기 시작하는 순간부터 나랑 또 다른 누군가는 손을 잡고 그 언덕길을 온몸으로 바람을 맞으면서 쉬지 않고 달려서 학교 운동장까지 뛰어내려가는거다. 왠지 모르겠는데 이 노래를 처음 들을 때부터 난 그 풍경이 떠올랐다. 딱히 내가 직접 해보지도 않은 그 광경이 마치 어제 해 본 것처럼 눈앞에 그려지면서 살짝 황홀해지기까지 한다. 그래서 이 노래 들을 때마다 희안하게도 고등학교 생각이 난다. 컴퓨터에서 음악이 나오던 지금도 그랬다.

생각해보니 고기(육류)를 먹지 않은지 3주째다. 이제는 별로 의식하지 않아도 안 먹게 된다. 가을방학 때 시카고 가서 깨질 가능성이 다분하지만 그래도 얼마나 가나 지켜본다.

이번 주말에 수화가 세인트루이스에 왔다가 갔다. 지난 번에 수화가 놀러왔을 때는, 너무 신경조차 안 썼거나(첫번째 방문) 다소 허접하게 대접했기 때문에(두번째 방문) 이번에는 제대로 대접해주자고 마음먹고 있었어서 그럭저럭 괜찮은 방문을 만들어준 것 같다. 특히나 어떻게 우리 학교 축제 기간에 맞춰 와서, 물론 수화가 좋아하는 류의 공연은 아니었지만그래도 우리 학교의 다른 모습도 구경시켜 주고 맛있는 것도 많이 먹여 보낸 것 같아서 좀 마음이 놓인다.


난 정말 효녀가 되어야겠다고 하루에도 여러 번 다짐한다. 본질상 그렇게 효녀가 아니므로 더 노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