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Phoenix - Fences /
우와. 여름이 다 끝나간다. 고개를 들어보니 이미 저물어간다는 말이 맞을거다. 아직도 후덥지근하고 낮도 길지만 오늘 기정이랑 몰에 갔을 때는 이미 가을옷 가을신발이 잔뜩이었다. 사람들도 학기를 준비하러 하나둘 캠퍼스로 돌아오기 시작했다. 난 아직 팥빙수도 못 먹고 삼계탕도 못 먹고, 가을 맞을 준비가 안 되었는데 가을이 코앞까지 왔다.
지은 죄가 많아 (하하) 마지막 세션 수업을 하나 들으면서 리서치를 했는데 어제 기말이 끝났다. 일찌감치 집에 와서 애들이랑 멍한 기분으로 노닥거리다가 저녁에는 Phil 집에 가서 Alex랑 같이 저녁을 먹었다. 아직 대학생이 아닌 착한 어린이 Alex는 대학 갈 짐 싸야 된다고 먼저 가고 나는 진토닉을 마시면서 How I Met Your Mother 에피소드 세 개를 연달아 보고 나서 집으로 돌아갔다. 너무 나른하고 한가해서 금요일인줄 알았는데 목요일이더라. 세상에. 아직도 금토일이 남아 있다니 - 금요일은 뭐 지난지 세 시간이지만.
원래 주말에 같이 사는 애들에다가 여름에 여기 남아 젊음을 불태운(?) 사람들이랑 같이 근처 호수 리조트로 놀러가려고 했는데 다들 세션 마무리 하느라 정신이 없어서 계획도 제대로 없고, 결국 다음 주중으로 미뤄졌다. 다녀오면 여름 끝자락만 남아 있겠다.
다음 여름 끝자락에는 아이슬란드에서의 기억도 좀 갖고 있었으면 좋겠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