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2 썸네일형 리스트형 감정을 실어서 한 번 더 비행기 여럿 중 하나를 놓칠 뻔 했고 가까스로 좌석에 몸을 구겨 넣으며 침을 삼키다가, 뭘 잘못했는지는 모르겠지만 곧 아프리라는 걸 따끔하게 직감했다. 사실 잘못했던 일이 여럿 생각나긴 했지만 머리 한켠으로는 다른 시나리오를 열심히 재생했다. 해가 지기 전에 겨우 가방을 찾고 의자에 앉아 한숨 돌리는데 갑자기 "나 만족하며 살긴 했어도, 막 두근거리고 흥분될 정도로 행복했던 적은 없는 거 같은데." 그 전날에는 카옌 페퍼가 들어간 달고 매운 커피를 마시면서 덩치가 나만큼 큰 개와 놀아주다가 아무 말이 나오는 아무 영화나 틀고 보다가 코트를 나눠 덮고 이불 낮잠 들었다가 전화벨 소리에 눈을 뜨자마자 고요한 지붕에서 눈이 새처럼 후둑 떨어지는 걸 목격했다. 물론 몸이 온통 개털투성이가 되긴 했지만 눈밭이 모.. 더보기 이전 1 다음